의료기기는 의사들이 개원 시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분야 중 하나다. 그러나 이미 중고가 된 의료기기의 경우, 병원을 폐원하거나 새 제품을 구입할 때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만다. 이는 아직까지 투명한 중고 의료기기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고 의료기기 사이트인 ‘메디바바’가 문을 열었다. 메디바바의 김동현 대표(하얀의원 원장)를 만나 메디바바를 창립한 이유와 메디바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대표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동현 대표: 반갑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소희 기자: 최근 중고 의료기기 사이트인 메디바바를 창립하셨는데요. 메디바바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김동현 대표: 사용하지 않는 중고 의료기기가 필요한 의사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경제가치가 소멸될 때까지 방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중고 의료기기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벌써 6년 전이네요. 이미 그때 기본적인 골격은 갖춰졌습니다.

다만 중고 의료기기 사이트가 어느 정도 매력이 있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후 메디바바의 뜻을 다른 의사들에게 이야기했고, 뜻이 맞는 의사 25명이 모여 지난 2014년 9월 메디바바 초도이사회를 열었습니다. 이것으로 메디바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거죠.

김소희 기자: 지금까지의 중고 의료기기 거래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기에 의사들이 나서서 이런 사이트를 만들게 된 걸까요?

김동현 대표: 의사들은 쓰지 않는 의료기기를 언제, 어디에서 팔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의사들이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방식으로 중고 의료기기를 팔았는데, 문제는 이 방식의 경우 시간이 수 년까지도 걸릴 만큼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죠. 아니면 의료기기 업체가 중고 의료기기를 단순히 수거하는 형태였습니다.

김소희 기자: 외국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다른가요?

김동현 대표: 선진국은 의료기기 중개사이트가 잘 발달돼 있어 새 의료기기와 중고 의료기기의 거래비율이 거의 1대1 수준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새 의료기기 거래량 대비 중고 의료기기 거래량은 10분의1에 불과하죠.

김소희 기자: 구매자의 입장에서 중고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되고, 판매자의 입장에서도 아예 팔지 못하는 것보다 더 이득이겠네요.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경우, 활성화되지 않은 거군요. 왜 외국과는 상황이 다른 거죠?

김동현 대표: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통합된 효율적인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중고 의료기기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김소희 기자: 메디바바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제공하는 건가요?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요?

김동현 대표: 현재는 중고 의료기기의 가격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인데요. 메디바바를 통한 거래로 중고 의료기기의 가격 안정화되면 중고 의료기기에 대한 신뢰도도 향상됩니다. 신뢰도가 높아지면 중고 의료기기의 거래도 활성화될 것입니다. 중고 의료기기 거래가 활성화되면 실시간으로 신제품 시장도 활성화됩니다. 이미 다른 산업군 혹은 다른 제품군의 사례를 통해 입증된 사실입니다.

또 A/S나 검사필 대행 등 새로운 직업군이 형성되고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메디바바는 A/S, 검사필, 물류ㆍ운송 등 의료기기와 관련해 불편함이 없도록 MOU도 체결했습니다.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개원비용 절감 등 개원환경이 개선됩니다. 의료기기 부담이 줄고 그에 따른 금융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결국 금융비용 등으로 인해 개원을 유지 못하는 의사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개원의 감소 속도를 줄일 수 있겠죠.

김소희 기자: 메디바바의 목표가 궁금해지네요.

김동현 대표: 1차 단계의 목표는 중고 의료기기의 신뢰도 향상에 따른 새 의료기기의 수요 증가, A/S와 검사필 등 새로운 산업군의 발달, 개원환경 개선 등을 통한 의료시장 자체의 활성화 및 성장입니다. 2차 목표는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화장품, 제약, 소모품, 솔루션 등 의료부가산업의 활성화와 발전이고요.

나아가 메디컬 플랫폼을 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런칭함으로써 광의의 의료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김소희 기자: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김동현 대표: 현재 메디바바는 중고 의료기기의 판매를 희망하는 사람이 해당 의료기기를 1건당 2만원의 수수료를 내고 등록한 후 판매하는 방식으로만 운영되고 있는데요.

두 달 이내 달라진 메디바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디바바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모습을 갖출 것인지 체감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의사들이 궁금해하지만 알아보기에는 다소 수고스러운 여러 학회의 운영방식 활동내역 등을 종합해 제공하는 거죠.

김소희 기자: 중고 의료기기 거래 활성화를 통한 의료산업 전반의 발전이라는 목표를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동현 대표: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죠. 조심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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