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셀렉스캡슐’을 시작으로 동화약품의 ‘자보란테정’,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정’과 ‘시벡스트로주’, 동아에스티의 ‘슈가논정’ 등 5개의 국산신약이 허가를 획득하며 국산신약 붐이 일어났다. 제약 전문가들은 오는 2017년이 ‘포스트 2015년’으로, 국산신약 및 국내기술의 글로벌화를 위한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17년에 주목해야 할 국산신약 후보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국산약이 무엇일까?

▽일동-CJ, 첫 번째 자체개발 신약 기대 中
2017년에는 국산신약 28호는 물론, 29호도 허가ㆍ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의 ‘베시포비르(LB80380’와 CJ헬스케어의 ‘테고프라잔(CJ-12420)’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두 제품 모두 해당 제약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첫 번째 국산신약 후보이자 글로벌 신약 후보다.

베시포비르는 LG생명과학이 독자기술로 개발하고 후기 임상 2상을 완료한 후, 지난 2012년 9월 일동제약에 임상 3상을 비롯해 허가ㆍ생산ㆍ판매 권한(라이선스)을 넘긴 B형 간염치료신약이다.

특히, 베시포비르는 국내 제약사가 자체 기술로 만든 최초의 뉴클레오타이드 계열의 B형 간염 치료제이면서, 길리어드의 ‘비리어드’(성분 테노포비르)와 BMS의 ‘바라크루드’(성분 엔테카비르) 등 두 제품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베시포비르는 한국 주요 대학병원과 홍콩 등에서 1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2상을 통해 만성 B형 간염 치료율 및 바이러스 제거율 면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였으며, 기존 간염 치료제에서 종종 발견되던 부작용 및 내성 문제의 경우 나타나지 않았다. 대조약인 바라크루드와 비교해 비열등성이 입증된 것이다.

또, 2013년부터 국내 28개 병원에서 만성 B형 간염환자 등을 대상으로 비리어드와 비교하는 임상 3상 결과, 치료율과 내성발현에서 베시포비르의 효과가 입증됐다.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한 것은 물론, 비리어드의 부작용인 골밀도 감소에도 영향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일동제약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2016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약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제약업계는 빠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1분기에 허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시포비르가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하면, 국산신약 제28호가 된다.

테고프라잔(성분명)은 CJ헬스케어(당시 CJ제일제당)가 2010년 일본의 연구개발벤처사인 라퀄리아로부터 초기물질형태로 도입해 혁신신약(First in Class)으로 개발 중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의 위ㆍ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테고프라잔은 CJ헬스케어가 임상 1상부터 현재 진행되고 있는 3상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 그 동안 진행된 임상에서 테고프라잔은 기존 PPI 계열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성분 에스오메프라졸) 대비 우수한 위산분비 억제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특히, 테고프라잔은 아시아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유전자 다양성에 따른 약물대사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복용 후 약효발현까지의 시간이 약 1시간 30분으로 짧고, 약효 지속시간이 12시간으로 길며, 식사여부에 관계 없이 복용 가능하다.

더욱이 테고프라잔이 현재 다케다가 개발하고 있는 ‘보노프라잔’(일본 내 승인 완료)보다 약효발현 시간이 빠르고 지속시간이 길어 야간위산분비 증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측면에서 경쟁우위에 있다는 것이 CJ헬스케어의 예상이다.

CJ헬스케어는 처음 테고프라잔을 개발할 때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전략을 설정했다. 그 일환으로 CJ헬스케어는 2015년 10월 중국의 뤄신과 총 9,179만 달러 규모로 중국 내 테고프라잔의 개발 및 상업화에 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 대화제약의 ‘리포락셀’(식약처 허가, 2017년 출시예정),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식약처 허가신청 완료), SK케미칼의 대상포진 예방백신 ‘NBP608’(임상 3상 완료)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 통할까? 국산약의 글로벌 진출 도전기
글로벌 시장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국산 의약품의 진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녹십자와 대웅제약은 각각 혈액제제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승인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15년 11월, FDA에 면역글로불린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생물학적 제제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FDA는 올해 11월, 녹십자에 ‘제조 공정 관련 자료를 보완하라’는 내용의 검토완료공문을 보냈다. 이는 제품의 유효성이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아니며, 생산스케줄 조정 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녹십자가 FDA에 보완된 내용을 다시 제출하면 IVIG-SN의 품목허가 승인의 9부 능선을 넘은 것이나 다름없다. FDA가 품목허가 신청을 한 제품 중 50% 정도에만 검토완료공문을 보내는데, 이 중 절반이 제조 공정 관련 보완사항이며 대부분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것이 녹십자 측의 설명이다.

또한 녹십자는 A형 혈우병 환자가 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중국에 혈우병 치료제인 ‘그린진에프’를 진출시키기 위한 임상에도 집중하고 있다. 구조나 성장 잠재성이 어느 국가보다도 큰 중국시장을 공략함으로써 기존보다 더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진출을 위한 허가 신청을 코앞에 뒀다. 나보타(미국 제품명: EVOSYAL)는 대웅제약이 지난 2013년 11월에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2014년 4월에 발매한 제품이다.

대웅제약은 2013년 10월, 엘러간 출신 전문가들과 미국 내 저명한 피부과 및 성형외과 의사들이 공동 설립한 바이오벤처 에볼루스와 나보타 미국 진출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볼루스는 2016년 4월 나보타에 대한 임상 3상을 종료했으며, 현재 허가 신청을 위한 자료를 준비 중이다.

미간주름 환자를 대상으로 2개의 대조 3상 임상을 진행한 결과, 나보타는 주름 개선 정도를 나타내는 GLS 척도에 따라 투여 전 대비 투여 30일 후 총 4단계 중 2개 단계 이상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대조군 대비 의사와 환자 평가가 우월하게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이미 FDA와 허가서류 제출을 위한 사전미팅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GMP 실사도 마무리 단계며, 임상결과를 취합ㆍ정리해 FDA에 품목허가 신청서 제출만 남았다는 것이 대웅제약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이 관계자는 에볼루스로부터 현재 미국 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나보타 기술수출할 당시 예상했던 규모보다 더욱 큰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제약업계는 2017년에 나보타에 대한 허가신청 및 FDA의 허가승인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HM10460A’, SK바이오팜의 기면증 치료제 ‘SKL-N05’, 바이로메드의 허혈성족부궤양 치료제 ‘VM202-PAD’ 등이 FDA로부터 임상 3상을 승인 받고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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