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수가 적고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 받던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이 글로벌 제약시장의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2000년 이후 FDA 등 허가 당국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 데 따라 높은 신약 승인 비율과 높은 이익(마진)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와 투자업계에 따르면, 각국의 허가당국은 임상비용을 줄여주고 신속심사(fast track)의 적용과 추가 독점기간 부여, 적음 임상환자수 등의 파격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희귀질환 치료제의 FDA 신약 승인 비중은 전체 신약 승인 수의 약 40%에 달한다. 반면, 희귀질환 치료제의 수량은 전체 전문의약품 수량의 약 3%에 불과하다.

약가는 미국 기준 시 평균 약가의 약 5배 수준이나, 대부분 무상 지원을 해주고 있어 고마진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설명이다.

글로벌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2015년 기준 1,0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2007년 510억 달러 대비 2배 증가)하며, 전체 전문의약품의 13.7%를 차지했다. 더욱이 이러한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돼, 2022년에는 전체 전문의약품의 19.4%에 해당하는 2,170억 달러(연평균 11.4% 성장)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사들도 블루칩으로 떠오른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국내사의 희귀질환 치료제(치료물질)로는 ▲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FDA 2상) ▲동아에스티 파킨슨병 치료제 ‘DA-9805’(FDA 1상 완료) ▲JW중외제약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CWP-231A’(FDA 1상 완료) ▲메디포스트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FDA 1/2상) 등이 있다.

그러나 희귀질환 치료제는 그 중요성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사노피-젠자임 JPAC 의학부 총괄인 마커스 클레인 박사와 의학부 김지윤 상무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희귀질환 진단을 받아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마커스 박사는 “한국 기준 환자 수가 2만명 이하인 질환을 희귀질환이라고 하며, 환자의 80% 정도가 유전적인 이유로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라며, “희귀질환 치료제는 5%에 불과한데, 특히 한국은 개발 후 허가 및 약가를 받기까지 1~2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치료가 늦어지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지윤 상무는 “환자들이 병원을 가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것, 진단을 받아도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 가장 답답하다.”라며, “희귀질환 관련 세부 사업들이 활성화된다면 환자들이 적시에 진단 받고 적시에 치료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12월 말 희귀질환 관리법이 시행되는데, 이를 통해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치료제 개발에도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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