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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도서관의 여고생 이제 심평인이죠”[생생인터뷰]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2부 박수진 주임
조성우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6.11.28 6:2

정부는 학력차별 없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고졸채용 활성화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정부 방침에 따라 매년 고졸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후원하고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주최한 ‘2016년도 공공기관 수기 공모전’에서 고졸채용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심평원 박수진 주임을 만나 20살 사회 초년생의 취업 성공 스토리와 심평원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성우 기자: 안녕하세요.

박수진 주임: 네, 반갑습니다.

조성우 기자: 우선, 공모전 수상 축하드려요.

박수진 주임: 네, 감사합니다. 결과 발표는 18일에 났지만 아직 시상식(11월 28일) 전이어서 실감이 나질 않네요. 수상은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여러분들께 감사드려요.

조성우 기자: 수기 제목이 ‘내 나이 열아홉, 대학교를 졸업하다’인데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박수진 주임: 제가 고등학생 때 가정형편상 일반 도서관이 아닌 대학교 도서관 열람실에서 공부를 했거든요.

조성우 기자: 심평원 취업 전 이야기 좀 들을 수 있을까요?

박수진 주임: 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셔서 가정형편이 많이 어려워졌어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셨거든요.

할머니와 아버지, 두 분께만 모든 짐을 전부 짊어지게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어요. 전단지 부착, 음식점 서빙, 설거지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열 평이 채 안 되는 좁은 단칸방에 살았기 때문에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24시간 운영하는 대학교 도서관 열람실을 찾아가 경비아저씨께 사정을 말하고 매일 밤마다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 시절은 집보다 대학교 도서관 열람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하교 후 집에 돌아와 할머니 저녁상을 봐드리고 매일 도서관에 출석했거든요.

조성우 기자: 고등학교 진학 시 특성화고등학교를 선택했는데요.

박수진 주임: 네, 사고 후유증으로 누워 계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간호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었지만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진학한다는 것은 당시의 저에게 사치나 다름 없었어요.

저는 특성화고등학교 진학을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지금은 제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조성우 기자: 심평원에 취업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박수진 주임: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면서 공기업 취업준비를 많이 했어요. 우리 가족이 지금까지 나라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나라에 보탬이 되는 길을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버지의 조언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고졸자로서 공기업 취업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요. 또, 다른 공공기관들은 제 생활과 연관되는 것이 별로 없었어요.

심평원의 경우, 기관분석을 하면서 보니 의료급여 등 저와 우리 가족이 실제 수혜를 받은 제도들이 심평원의 업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취업 준비 과정에 제 이야기를 녹여서 풀어갈 수 있었죠.

특히, 제 꿈이 간호사였고 ‘건강하고 안전한 의료문화를 선도하는 국민의료평가기관’이라는 심평원의 비전이 제 꿈과도 맞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심평원 취업을 준비했던 것 같아요.

조성우 기자: 근무하기 전과 현재의 심평원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한가요?

박수진 주임: 심평원이 전문적인 기관이어서 입사 전에는 차가울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어요. 또, 여자가 많은 조직이어서 기싸움도 심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일해보니 너무나 잘 챙겨주시고 정말 따뜻한 조직이에요. 고졸 직원에 대한 편견도 전혀 없고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조성우 기자: 지난해 6월 입사하셨죠? 심평원에 근무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박수진 주임: 네, 지난해 인턴근무 당시 ‘인턴업무발표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시 의료급여실에 근무하면서 느낀 불편사항과 개선점에 대해 발표한 내용이 업무 이해도와 재정절감 효과 등의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대졸 인턴사원들과의 통합 경쟁에서 우수상(2위)을 받았어요.

발표회를 통해 고졸자로서 담아뒀던 제 안의 편견과 한계를 뛰어넘는 계기가 됐고, 고졸취업을 준비하는 전국의 고등학생과 고졸출신 취업생들에게 작은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뜻 깊은 수상이었던 것 같아요.

조성우 기자: 지금은 심사실에서 근무하고 있죠?

박수진 주임: 네, 심사와 관련된 행정업무를 주로 하고 있어요.

조성우 기자: 의료계에서는 심평원이 ‘갑’이라고 말하는데요, 실제 근무해 보니 어떤가요?

박수진 주임: 아니에요, 사회 초년생인 제가 보기에는 심평원이 ‘을’인 것 같아요. 고객의 다양한 민원 때문에 심사직원들이 많이 고생하는 것 같아요. 

특히, 고객은 심사직원과의 통화내용에 대한 녹취가 가능하지만 심평원은 그렇지 않거든요. 고객이 느낀 점을 위주로 불편민원 등이 제기되다 보니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많아요.

조성우 기자: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한 마디 해주세요.

박수진 주임: 저는 심평원에서 학력에 대한 유리천장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대졸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앞으로 이들에게 모범사례가 되고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조성우 기자: 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박수진 주임: 네, 감사합니다.


조성우 기자  aucus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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