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상생해야 하는 국내 제약사끼리 치고 박지 못해 안달 난 모양새다.

특히, 최근 들어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균주와 판권 이전된 뇌기능개선제의 대조약 선정 등을 두고 경쟁 제약사 간 물어뜯기로 해당 시장은 진흙탕이 되고 있다.

우선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보툴리눔 균주 출처 논란이 최대 화두다.

메디톡스는 균주 기원이 명확하지 않아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개발 보툴리눔 톡신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낮출 수 있다며, 대웅제약에 나보타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를 요구했다.

대웅제약은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메디톡스의 요구에 응할 필요가 없다며, 메디톡스 제품보다 먼저 미 FDA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할 것을 우려한 경쟁사 음해를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물론, 양측의 주장 모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메디톡스의 주장대로 균주의 출처를 명확히 한다면 그 만큼 신뢰도가 높아진다. 반대로 대웅제약 주장처럼 메디톡스가 자사 제품보다 대웅제약의 제품의 미 FDA 허가 신청을 먼저 할 가능성이 높아 방해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개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확실히 자리매김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논란은 결국 제 살만 깎아먹을 뿐이다. 차라리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후발 국가로서 글로벌 시장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낫다.

특히, 불필요한 논란이 지속될수록 그에 따른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외국 제약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뇌기능개선제 시장에서는 글리아티린을 두고 대웅제약이 종근당에 딴죽을 걸었다.

대웅제약의 입장이 이해는 된다. 대웅제약이 국내에 도입한 후 글리아티린을 연매출 600억원 규모까지 성장시킨 상황이라, 포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판권이전으로 인해 한 순간 600억원의 매출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웅제약은 식약처로부터 별도의 공지도 받지 못한 채 대조약(동등성 시험의 기준이 되는 약)의 자격을 종근당에 내주고 말았다. 판권이전과 함께 그 동안 해당 시장에서 누렸던 오리지널 의약품으로서의 지위(?)까지 내려놓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앞장서서 타사 제품의 성상결함을 지적할 필요가 있었나 의문이 든다. 심지어 문제를 제기한 자리가 글리아티린과 전혀 상관 없는 자리였다면 말이다.

이는 대표 품목을 빼앗긴 후 매출이 떨어지자, ‘혼자 죽을 수 없다’며 해당 시장을 진흙탕으로 만들겠다는 심보로 보일 뿐이다. 다소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빈축을 면치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내 제약산업 발전이라는 공통적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현재와 같은 음해는 중단하고, 상생 혹은 공생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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