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부터 약 한 달 동안 제약산업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그 중심에는 한미약품이 있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이 파기됐다는 소식을 처음 전달 받은 9월 29일 오후 7시 6분보다 14시간 22분 후인 9월 30일 오전 9시 28분에 공시했다.

한미약품의 늑장공시는 제약업종 주식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놨다. 지난해 11월 이후로 치솟았던 제약주의 상한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미약품의 주가의 경우, 9월 29일 62만원에서 10월 28일 37만 3,500원으로 약 40% 급락했다.

한미약품이 악재에 대한 공시를 하지 않은 9월 30일 오전 9시부터 9시 28분까지 28분 동안에는 공매도가 몰렸고, 이로 인해 제약업종 주식시장은 진흙탕이 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늑장공시로 제약주의 시가총액이 9월 한 달 동안 약 5조원 가량 증발하고 말았다.

물론, 한미약품의 늑장공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늑장공시로 주식시장에서의 신뢰가 하락한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주식이라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제약사 전체의 신약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의 반응은 안타까울 뿐이다. 이는 나아가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나 정부의 정책 및 지원 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신약이 개발되기까지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오랜 시간,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인력 등 각고의 노력이 수반된다. ‘뚝딱’한다고 신약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임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작용 발생은 불가피한 것이며 특히, 항암제 임상에서는 다른 질환의 치료제의 임상보다 사망하는 환자가 나올 확률이 높다.

따라서 부작용 등도 신약개발 과정의 일부로 이해해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외부적인 요소로 인해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의지가 꺾이지 않길 바란다. 또한 정부의 지원 역시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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