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매주 수요일 오후 의협회관 프레스센터에서 대변인 브리핑(briefing)을 진행한다.

노환규 전 집행부에서 송형곤 대변인이 진행하다가 잠시 중단됐으나, 지난해 8월 이후로 김주현 대변인이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

브리핑은 뉴스 가치가 있거나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을 언론에 알리는 형태의 하나다.

기관의 장이나 실무 책임자가 정책이나 다양한 소식(뉴스)에 대해 의견서 발표나 공동 인터뷰, 질의응답 형태로 진행하는데, 언론 매체에 충분한 취재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동시에 소속 기관의 업무를 홍보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브리핑 활용 정도에 따라 기관이 가진 역량에 비해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의사협회 대변인 브리핑은 상임이사회 회의결과를 중심으로 지난 한 주간 협회의 주요 회무를 소개하는 유일한 공식 창구다.

평소 빈자리가 많은 프레스센터도 이날 만은 북적대는 기자들로 활기가 넘친다. 하지만 활기가 넘치는 것과 별개로 의사협회 주간브리핑이 브리핑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의사협회의 대변인 브리핑은 현안에 대해 소극적인 정보만 제공하며, 회원들이 반발하거나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하거나 설득에 나서지 않는다.

상임이사회에서 토의나 의결을 한 중요사안에 대해서도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변인 브리핑이 요식행위로 비쳐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언론 매체에 충분한 취재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의사협회는 언젠가부터 기본적인 회의 및 행사 정보 조차 공개하지 않는다.

지난 19일 브리핑에서도 주간일정으로 상임이사회 회의(19일)만 소개했다. 그렇다면 의사협회는 상임이사회 외에 진행하는 회의와 행사가 없었을까?

지난주 브리핑 하루 전인 18일에는 제4차 회관환경개선추진준비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하루 뒤인 20일에는 의료정책발전협의체 실무협의체 7차 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21일에는 동네의원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운영 내부 TF 3차 회의를 앞두고 있었다.

같은 날 면허제도개선 관련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추진사항 설명회 등 굵직한 현안 관련 회의 및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었다.

의협 회관은 최근 정밀안전진단결과 D등급을 받아 보수ㆍ보강이 시급한 상태로 알려져 관심의 대상이다.

의정협의체와 만관제 시범사업,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진행사항 등은 의료계 최고의 현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는 이러한 행사들을 브리핑에서 소개하지 않았다.

때문에 의사협회가 언론보도로 인해 현안 진행 과정이 의사회원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의사협회는 회의 일정도 비공개로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면허제도개선 관련 사안을 보더라도 복지부는 의사협회와의 논의와는 별개로 별도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나?

지금은 현안에 대해 의사협회의 더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변인 브리핑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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