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기업이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신약을 개발한 사례가 많지는 않은데, 이는 다양한 변수의 존재로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은 신약개발에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여재천 전무를 만나, 신약개발 그 중에서도 혁신신약 개발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전무님.

여재천 전무: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김소희 기자: 신약개발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여재천 전무: 궁극적인 신약개발의 목적은 인류의 건강증진과 새로운 질환의 치료입니다. 신약이 나오면서 만성적인 질환의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약가가 비싸도 치료기간이 짧아져, 그만큼 손실이 줄어든 거죠. 이에 따라 사회적인 기회손실비용이 절감되고 보험재정이 절감되고 있습니다.

또한 고령화 등 환경이 변하고, 진단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동안 예측하지 못했던 희귀질환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Unmet medical needs에 의해 신약이 필요해진 거죠.

김소희 기자: 치료하지 못했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개발로 비용은 줄어든 반면, 새로운 희귀질환이 발견돼 이에 대한 혁신적인 신약이 필요한 거네요?

여재천 전무: 맞습니다. 새로운 타깃의 발견으로 완전히 새로운 신약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세계 시장의 흐름입니다.

김소희 기자: 우리나라 제약기업의 기술을 도입하려는 다국적 제약사의 움직임만 봐도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 같아요.

여재천 전무: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미 전 세계 제약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무한경쟁력을 얻기 위해 기존과 다른 패턴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구조가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물질이 많기 때문이죠.

제약시장에는 블록버스터도 존재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질병과 치료 즉, 니치버스터(틈새시장)도 존재합니다. 니치버스터를 장악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한 것이며, 그 무기가 바로 혁신적인 신약인 겁니다.

더욱이 환경변화나 분석기술의 발전, 보험재정의 개혁 등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하지 않으면 성장하는 후발 제약기업 등에 해당 시장을 내줄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혁신신약(first in class) 개발에 나선 것이며, 적극적으로 라이선스 인 파트너를 찾게 된 것입니다.

김소희 기자: 지금 그 말씀은 파트너를 찾는 다국적 제약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라는 건가요?

여재천 전무: 우리나라는 이제서야 신약개발 성숙기에 접어든 후발 신약개발국입니다. 진입장벽에 대처하거나 현지화하는 것이 물론 좋겠지만, 아직 그럴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자체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고,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핵심인 플랫폼 테크놀로지에 대한 원천적인 권한은 유지하되, 그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일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다국적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거죠. 한미약품의 라이선스 아웃이 대표적인 사례겠죠.

김소희 기자: 말이 나와서 여쭤볼게요. 한미약품의 라이선스 계약 파기가 이슈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재천 전무: 라이선스 계약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임상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오히려 감동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이번 일로 관련 종사자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신약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봅니다. 제약산업 발전과 국가성장동력으로 가는 과정에서 한발을 내디뎠죠.

김소희 기자: 다시 신약개발과 관련해서, 신약개발에 있어 타깃 발굴과 검증이 필수잖아요. 이때 중요한 점이 있다면요?

여재천 전무: 산학연의 연계가 중요합니다. 정부도 신약개발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고 바이오산업을 신산업으로 선언했습니다. 제약도 R&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요. 이제 학계와 연구소가 기업수요에 맞춘 신약의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어낼 시점입니다.

학계나 연구소의 능력이 축적돼 있고 그것을 활용한다면 블록버스터와 니치버스터 개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약개발 파트너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소희 기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여재천 전무: 신약개발의 목적은 전세계 인류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전염질환 예방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기술이나 돈, 행운이 아닌 인내고요.

신약개발은 국민보건 향상 및 국가 경제성장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주는 고부가가치 미래전략이자, 고비용ㆍ저효율 의료산업의 문제를 극복하는 차세대 기술입니다. 인류건강증진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인내하면서 신약개발에 매진한다면 단 열매가 주어질 것입니다. 여기에는 CEO의 강력한 리더십도 중요하고요.

신약개발연구조합은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신약개발 미션을 가지고 다국적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소희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날이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여재천 전무: 수고했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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