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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는 레이저 부작용 대처를 못해요”[생생인터뷰]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 허훈 부회장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6.09.19 6:10

의료계는 보톡스 판결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다시 한번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치과의사의 미용 목적 레이저 시술이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은 것이다. 치과의사인 이OO 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2년 1월까지 자신의 치과에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면 부위에 미용 목적의 프랙셔널 레이저(Fractional laser, 일명 프락셀 레이저) 시술을 하다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대법원은 지난 8월 29일 치과의사의 안면부 레이저 시술이 구강악안면외과의 범위에 속할 뿐만 아니라 생명 및 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어 치과의사의 면허범위에 포함된다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의사들은 사법부가 불법의료를 인정해 줬다며 허탈해 하고 있다. 지난 8월 28일 경기도의사회 학술대회 현장에서 프락셀 부작용 사진전을 연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 허훈 부회장을 만나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부회장님!

허훈 부회장: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피부과 의사들을 비롯한 많은 의사들이 분개하고 있어요.

허훈 부회장: 대법관들이 너무 의학적 지식이 없더군요. 레이저치료는 피부과의사가 해도 부작용이 있는데, 하물며 치과의사가 하면 더 부작용이 많을 겁니다.

장영식 기자: 먼저, 프락셀 레이저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허훈 부회장: 레이저를 이용해서 피부에 눈에 안보일 정도의 구멍을 촘촘히 뚫어주는 방법을 프락셀 레이저라고 합니다. 레이저라는 빛이 피부에 손상을 많이 주기 때문에 레이저 빛을 분산시킨 것이죠.

장영식 기자: 지난 경기도의사회 학술대회 현장에서 프락셀 레이저 부작용 사례 사진전을 열었죠? 사진전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허훈 부회장: 의료환경이 어려우니까 일반의사들도 학회를 다니면서 레이저를 배워서 현장에서 사용합니다. 의사들에게도 부작용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사진 출품은 누가 했고, 몇 점을 전시했나요?

허훈 부회장: 부작용 사례는 수십 건이 있지만 사례별 일부만 전시했습니다. 일반의사 8점, 피부과 의사 2점 등 모두 10점을 준비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참석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허훈 부회장: 일반과 선생님 몇 분에게서 레이저 부작용이 이렇게 심각한지 몰랐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의사를 대상으로 한 전시회 였기에 홍보 효과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렇게라도 레이저 치료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장영식 기자: 프락셀 레이저 치료시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허훈 부회장: 레이저치료 부작용중 가장 위험한 것이 실명입니다. 잘못하면 레이저가 눈으로 튀어서 실명을 해요. 얼마 전에도 피부과의사 사이트에 올라온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는 레이저치료를 할때 보호안경을 쓰는데 보호안경 중에서도 눈꺼풀 안에 넣는 보호안경을 쓸 때가 있습니다. 잘못하면 실명을 하기 때문인데요, 상황에 따라 보호하는 안경이 있고 사용하는 약물이 있어요.

장영식 기자: 눈꺼풀 안에 넣는 보호안경도 있군요?

허훈 부회장: 눈 주위를 레이저로 치료할 때는 기구를 집어넣고 해야 합니다. 눈에 레이저가 들어가면 바로 실명하거든요. 레이저 치료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단순히 점을 뽑는 게 아니에요. 점도 피부암일 수 있고, 그냥 점일 수 있는데, 이런 차이를 치과의사는 알 수 없죠.

장영식 기자: 다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허훈 부회장: 가장 위험한 건 눈 주위 피부의 점이나 검버섯을 치료할 때 레이저 빛이 눈에 맞게 되면 실명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다음으로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아 미숙한 사람들이 흉터를 남기는 거죠. 흉터는 영구히 남습니다. 미용치료를 받으러 왔는데 흉터를 남겨서는 안되겠죠?

장영식 기자: 레이저 치료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의사에게 받아야 한다는 거죠?

허훈 부회장: 대법원 판결은 야매, 즉 불법치료를 허용해준 겁니다. 대법원 판결대로라면 치과의사뿐만 아니라 피부미용실에서도 레이저치료를 해도 된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현실은 피부미용사는 구속을 하거든요? 치과의사나 피부관리사랑 레이저치료에 있어서 다를 게 없습니다. 치과의사는 피부과학에 대해 모르거든요. 레이저가 쉬운 학문이 아닙니다. 굉장히 위험한 학문입니다.

장영식 기자: 실명 부작용 사례는 통계가 있나요?

허훈 부회장: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전문가는 실명 케이스가 거의 나오지 않는데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실명이란 부작용을 발생시킵니다. 중요한 건 피부과 의사든, 일반의사든 실명과 같은 부작용과 합병증이 올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치료할 수 있지만 비전문가, 치과의사는 치료하지 못합니다. 치과의사가 레이저 시술을 하다가 부작용이 나면 어떻게 할까요? 결국 피부과의사에게 올 수 밖에 없어요.

장영식 기자: 대법원 판결 결과를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허훈 부회장: 피부과를 배우는 의대생들, 수련의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났어요. 볼 면목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또, 환자를 보기도 싫고 살맛도 나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런 감정을 나만 느끼는 게 아니더라고요. 많은 동료 의사들도 똑 같은 심정이더군요.

장영식 기자: 대법원 판결이 충격적이었죠?

허훈 부회장: 판사들은 최고의 치료를 받으려고 할 거면서, 일반 사람들은 아무 곳이나 가서 치료 받으라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죠. 판사가 오면 왜 피부과를 왔냐고 따져볼 생각입니다.

장영식 기자: 대법원 판결 취지는 프락셀 레이저는 위해도가 2등급이기 때문에 국민건강에 끼치는 위해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잖아요?

허훈 부회장: 그게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레이저는 얼굴에 화상을 입히기도 하고 실명을 일으키기도 하는 위험한 의료기기입니다. 판사들이 피부과의사와 안과의사에게 자문을 구했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앞으로 치과의사의 프락셀 레이저 시술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세요?

허훈 부회장: 헌법 소원을 내고 대국민 홍보도 해야죠.

장영식 기자: 의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허훈 부회장: 의협이 더 적극적으로 국민 설득에 나서주길 바랍니다. 피부과학회 및 피부과의사회와 협조해서 적극적으로 홍보해 줬으면 해요. 이대로라면 의사들이 의사면허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가지 않겠습니까?

장영식 기자: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중이죠? 연구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허훈 부회장: 2014년 2월 창립했고, 피부과 전문의만 가입할 수 있는데 현재 회원이 500명 정도 됩니다. 피부과 전문의의 레이저 치료를 상향평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구단체입니다. 일반적으로 레이저 치료를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지 않는데, 우리는 레이저 치료 노하우를 서로 공유합니다.

장영식 기자: 기존 단체와 다른 점이 있다면요?

허훈 부회장: 주로 레이저 치료를 연구합니다. 피부과 의사의 레이저 치료 실력 향상이 목적이죠. 피부과학회와 피부과의사회가 있지만 보험질환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레이저 치료만 전문으로 할 수 없어요. 학회나 의사회에서 미진한 부분을 우리들이 미약하지만 보완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피부과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허훈 부회장: 대법원 판결에 기죽지 말고 피부질환 연구와 레이저 치료에 몰두해서 최고의 피부 전문가가 돼 주길 바랍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국민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부탁하고 싶어요.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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