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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생존율, 사회적 지원이 필요해요”[생생인터뷰]신상도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 정책이사
김소희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6.09.05 6:10

현재 비행기시간 때문에 심정지로 의식을 잃은 택시기사를 그대로 방치한 채 자신들의 짐만 챙겨 택시를 떠난 승객의 이야기가 뜨거운 감자다. 만약 이 승객들이 택시기사의 상태를 확인한 즉시 119에 신고하고 병원 이송 전에 적절한 응급처치를 했다면 택시기사가 사망하지 않았을 확률이 단 1%라도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승객들의 이기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로 인해 택시기사는 골든타임을 놓쳤고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된 아시아응급의료학술대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병원 전 응급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술대회를 주관한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의 정책이사인 신상도 조직위원장(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을 만나 학술대회의 의의와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교수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상도 교수: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김소희 기자: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된 아시아응급의료학술대회가 끝났습니다. 준비하느라 고생하셨을 텐데, 후련하실 것 같아요. 소회에 대해 듣고 싶어요.

신상도 교수: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의 경우, 과거에는 현장에서의 간단한 처치와 이송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의 영역까지 확장됐죠. 또, 과거에는 주로 병원 안에서 진료를 했다면 이제는 병원 전 단계에서 조기에 진단하고 조기에 치료해야 하는 그런 사회적인 요구가 증가됐습니다.

이번 학회는 의사는 물론, 훈련된 응급의료 인력에게 병원 전 단계에 적용될 수 있는 근거 기반의 치료에 대한 최신지견과 수행해야 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리는 작업이었습니다. 초기처치를 담당하는 구급대원과 구급대원들의 진단 및 치료행위에 대한 지도 책임이 있는 응급치료지도의사들이 함께 수준 높은 논의를 했습니다.

김소희 기자: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된 응급의료학술대회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신상도 교수: 한국은 약 30년 동안 응급의료 체계가 발전돼 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진국 어디에도 부럽지 않을 놀라운 수준의 완성도와 의학적 책임성, 국가적 공공책임이 잘 반영됐다는 것을 많은 나라들과 공감했죠. 학술대회에 참가한 다른 나라 전문가들에게 좋은 모델로서 한국의 응급의료체계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김소희 기자: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심정지 환자가 늘어나고 있나요? 병원 전 단계에서 응급처치를 제대로 했을 때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어느 정도죠?

신상도 교수: 심정지 환자가 4~5년 정도 전에는 연간 2만 5,000여명이었는데 지금은 연간 3만명 정도로 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심정지가 드물게 나타난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응급의료(EMS)와 관련된 이해당사자가 많고 상황이 복잡해 환자의 증가율보다 발전속도가 더딥니다. 과거보다 많이 늘었음에도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5% 정도인 것도 그러한 이유죠.

심정지가 온 환자가 발생됐다면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CPR)부터 응급처치가 시작되는데, 일반인에 대한 CPR 및 제세동기(AED) 사용법에 대한 교육의 질이 낮아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CPR교육은 대단위 교육에 소개되는 수준입니다. 또 서울에 7,700대의 AED가 설치돼 있는데, 지난해 AED사용 보고건수는 19건에 불과했습니다. 일반인 중에 CPR이나 AED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김소희 기자: 제대로 된 CPR 교육 등을 통해 CPR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 사람들이 심정지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한다면 미국이나 유럽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요?

신상도 교수: 미국이나 유럽의 생존율이 못 따라갈 수준이 아니며, 우리나라는 발전할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은 서울시와 함께 CPR과 AED 활성화를 위해 앱을 개발 중입니다. 이 앱은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CPR서포터즈로 등록된 사람 중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119상황실에서 문자로 상황을 전달해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AED 위치까지 표시되게 하려고 작업 중이고요.

특히, 환자가 병원을 찾아 돌아다니지 않도록 중증환자가 발생했을 때 어느 병원을 가야 할 지 알려주는 프로토콜인 골든타임존사업과 안전한 병원간 이송을 위해 중증환자 병원간 이송서비스(SMICU)를 개발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병원 간 이송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데, 사전 약속을 통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죠.

물론, 이마저도 지방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격오지나 취약지에 대한 지원이나 재난에 대한 대비 등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죠.

김소희 기자: 지역 편차 등의 부분은 의료계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가능할 것 같아요. 그러나 올해로 응급의료 관련 지원이 끝난다면서요?

신상도 교수: 맞습니다. 한시적으로 별도기금을 마련해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가 일몰 시점입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연장할 만큼 꼭 지원돼야 할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없애려고 합니다. 그냥 놔두면 폐지되기 때문에 응급의학계에는 매우 시급한 상황입니다. G20에 속한 나라라면 국가가 응급의료 책임져야 하지 않습니까?

김소희 기자: 지원 규모가 어느 정도죠? 만약 지원이 끊긴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신상도 교수: 2,100억원 정도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이송, 처치 등 EMS를 담당하는 소방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에 투입되는 비용은 극히 일부죠. 여기에 총 7대인 닥터헬기 1대당 연 3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고, CPR 교육에 60억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만약 이 기금이 끊긴다면 닥터헬기를 이용할 경우 환자가 500~1,000만원의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합니다. CPR 교육은 지금보다 더 질적으로 저하될 우려도 있고요.

김소희 기자: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가속도가 붙겠네요.

신상도 교수: 네. 우리나라의 응급의료 수준이 압축적으로 성장했고, 아직 더 올라갈 수 있으니까 좀 더 노력하자는 겁니다. 국가적인 노력, 사회적인 노력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선진국도 우리와 같은 과정을 겪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처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그에 맞춰 재원이 투입되고, 시민과 사회에 문화가 조성될 겁니다. 이제는 사회가 공감하고 지원해줬으면 합니다. 응급의료 분야를 리드하지는 못해도 선두그룹에 속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소희 기자: 의료계는 물론, 정부와 사회 모두가 응급의료의 중요성 특히,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심도 있게 고민해봐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응급의학회(ICEM)의 개최국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주세요.

신상도 교수: 세계응급의학회는 정부의 보증이 필요할 만큼 3,000여명의 해외 의사들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학술대회입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개최국으로 선정됐습니다. 2009년 아시아응급의학회를 유치한 후 10년 만에 이룬 쾌거죠. 이는 세계적인 학술대회를 개최할 만큼 어느 정도 역량을 갖췄다고 인정을 받은 것입니다. ICEM2019를 통해 우리나라의 응급의료를 알리겠습니다.

김소희 기자: 오랜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신상도 교수: 조심히 가세요.


김소희 기자  thgmldi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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