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10년 사이에 2.8배 증가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응급의료 전문가들은 심폐소생술 등의 병원 전 단계 처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는 26일 대한응급의학회와 Asian Association for EMS(AAEMS)가 더케이호텔서울에서 개최한 ‘제4차 아시아 응급의료 학술대회(EMS ASIA 2016)’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에 따르면 2016년 심정지 환자 생존율은 5.0%로, 우리나라의 응급의료 체계가 발전하면서 2006년의 1.8%보다 2.8배 증가됐다. 서울의 경우, 2006년 2.4%에서 2016년 9.0%로 급증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낮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도시의 생존율은 15% 내외로, 이는 모든 국민이 심폐소생술을 여러 번에 걸쳐 배운 데 따른 것이다.

헨리 왕 미 알라바마대 의대 교수는 “미국의 심정지 환자의 평균 생존율은 8.8%다. 3% 이상 차이가 나는 이유는 병원에 이송하기 전에 적합한 심폐소생술을 했기 때문이다.”라며, “한국과 미국의 생존율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레디 리퍼트 덴마크 코펜하겐대 의대 교수도 “비전문가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우거나 제세동기를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경우 20명 중 1명만 생존한다면 간단한 흉부압박이라도 할 경우에는 5명 1명은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심정지 환자에게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하면 생존율이 높아지지만, 사용률이 낮다고 지적도 나왔다.

신 교수는 “1년에 5,000명 정도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때 AED를 사용할 경우 심정지 환자의 70%가 정상 복귀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 0.6% 등 전국적으로 AED를 사용하는 비율이 낮다. 1만 5,000대가 전국에 설치돼 있지만 잘 모르고 있다. 대국민 교육이 절실하다.”라고 호소했다.

문 교수는 “심폐소생술을 교육하는 것만큼 AED 사용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AED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심정지가 많이 발생하는 그룹 등을 타깃화하고 각 담당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데이비드 콘 미 예일대 의대 교수는 “미국도 AED 사용 비율이 높지는 않다. 대부분의 심정지는 집안에서 발생하는데, AED는 주로 공항, 학교 등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자원의 설치 위치와 실제 환자가 발생하는 위치를 매칭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 24일부터 26일 11시까지의 EMA ASIA 2016 참가등록자수는 29개국의 283명, 국내 1,434명 등 총 1,71명으로 집계됐다.

이근 회장(가천대길병원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아시아 각국의 서로 다른 응급의료의 경험과 응급의학의 학문 성과들을 교환해 대한민국 응급의학계는 물론, 다른 아시아 지역 응급의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참가자들은 응급의료 선진국들의 응급의료 경험을 간접 체험하며 학술 지식을 넓힐 수 있을 것이며, 국외 참가자들은 대한민국 응급의학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응급의학이 뿌리내리지 못한 다른 아시아 국가의 응급의료체계 및 관련 학문 발전에 도움을 주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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