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의 ‘리베이트 무기명 설문조사’ 결과가 마침내 이사회 내부에 공개됐다.

제약협회는 지난 23일 제4차 이사회를 열어 제4차 리베이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이사회에 참석한 44명에게 서면으로 공개했다.

리베이트 설문조사 내부공개는 이행명 이사장이 올해 3월 17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리베이트 척결의지를 표명하던 중 설문조사 결과 공개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제약업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그리고 3월 22일, 제약협회 이사장단사가 리베이트 설문조사 결과 확인범위를 제약협회장 1인에서 제약협회 이사회 참석자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설문조사 결과 공개는 기정사실이 됐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카더라’ 형태의 소문에 근거한 마녀사냥이 우려된다며, 성급하게 리베이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협회는 윤리경영 정착을 위해 마셔야 하는 독배라면 그 또한 감수하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제약협회 이사장단사의 확인범위 확대가 결정된 지 약 한 달 후인 4월 26일에 열린 제3차 이사회에서 제3차 리베이트 설문조사 결과 다수로부터 지목 받은 제약사의 리베이트 유형이 공개됐다.

정부의 제약산업육성정책 발표를 이유로 리베이트 설문조사 공개가 한 차례 연기됐으나,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결국 리베이트 설문조사 결과가 이사회 참석자에게 공개됐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지만, 물이 외부로 흘러 나가지 않게 막을 수는 있다. 즉, 리베이트 설문조사 공개를 다시 비공개로 바꿀 수 없지만,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게 막을 수는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리베이트 설문조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단 1명에서 최대 53명(제약협회 이사사 수)에게 부여된 만큼,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을 철저히 해야 한다.

만에 하나 결과가 외부에 퍼지기라도 한다면 해당 제약사는 재물이 돼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제약업계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설문조사의 근거가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문이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설령 제약업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할 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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