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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이 구산업이요? 신산업입니다[생생인터뷰]한국제약협회 의약품정책실 엄승인 실장
김소희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6.06.20 6:12

2014년 12월 의약품 부작용피해구제제도, 2015년 3월 허가특허연계제도 등 제약산업과 관련된 굵직한 제도가 시행됐다. 현재는 제도 초기 단계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의약품 정책에 대한 제언 및 건의, 글로벌 진출 역량 강화 지원 등을 담당하는 한국제약협회 의약품정책실의 수장인 엄승인 실장을 만나 제약업계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특히, 엄 실장은 최근 여러 토론회 등에서 ‘개량신약 및 제네릭의 글로벌 진출’, ‘창조산업인 제약산업에 대한 인식변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실장님. 드디어 인터뷰를 하게 됐네요.

엄승인 실장: 그러게요. 이렇게 보니 더 반갑네요.

김소희 기자: 제약협회 의약품정책실장으로 부임한 지 만 2년이 됐습니다. 그 동안 제약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소회가 남다를 거 같아요.

엄승인 실장: 보험약가나 바이오 파트의 경우 목적이 하나인 데 반해, 의약품정책 파트는 각각의 정책별 회원사의 중점 카테고리에 따라 의견이 달라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실무부터 관리자, 의사결정권까지 모두 맡고 있어 시간이 부족한 것뿐이지 업무 자체는 매우 재미있습니다. 국가산업 발전이라는 대의명분에 대한 일이기 때문에 보람도 느끼고요.

김소희 기자: 이제는 제도와 관련해 질문을 할게요. 지난 2014년 12월부터 의약품 부작용피해구제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후 제약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엄승인 실장: 제도 시행 후 올해 세 번째로 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일각에서 ‘또 내야 하나’라는 불만이 나오긴 했지만, 부담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인식은 확립된 것 같습니다.

물론, 자꾸 내야 되는 것과 얼마만큼 더 내야 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있죠. 실제 제약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금이 마련되면 부담이 줄어들겠지만, 우선 올해는 지난해보다 부담금이 두 배 많아졌습니다.

김소희 기자: 두 배나요? 계속 부담하는 금액이 많아지는 건가요?

엄승인 실장: 초창기 3년 동안은 기본부담금 (부과)요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돼 있어요. 2015년은 0.018%, 2016년은 0.027%로 늘었죠. 내년도 요율은 올해 사용금액과 잔여금액을 합친 다음 목표로 한 펀드조성기금에 따라 결정됩니다.

김소희 기자: 2년 정도 부담한 금액은 어느 정도인가요?

엄승인 실장: 2016년 상반기까지 약 40억원을 냈고요. 여기에 25억원의 여유자금이 추가로 조성돼 있습니다.

김소희 기자: 올해 1월부터 보상금 지급범위가 사망에서 장애 및 장례비로 확대되고, 내년 1월부터 입원 및 진료비까지 확대되는데요. 특히, 입원 및 진료비의 경우 신청기간이나 최대지급기간 등 상한선이 없더라고요.

엄승인 실장: 맞습니다. 입원비와 진료비의 경우 상한선이 없습니다.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무과실이지만, 환자들의 쇼크 등으로 인해 사망 또는 장애를 입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겁니다. 그런데 상한선이 없어 무한정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죠.

또한 상한선과 기준이 없어 한 명의 환자가 장애를 입고 입원을 반복하다가 사망해서 장례를 치를 경우, 네 가지 카테고리가 중복해서 제공되죠. 한 환자에게 많은 금액이 지급될 경우 이것을 다 부담하기 어렵죠. 더욱이 환자의 입원사유가 꼭 그 약물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없는데, 이것을 어떻게 팔로우업 해야 할까요?

김소희 기자: 부작용이 발생한 약물을 판매하는 제약회사에 추가 부담금이 부과되는데 이 부분의 경우는요?

엄승인 실장: 대체약물이 없는 기초필수약물이라 투여했는데, 그 약물로 인해 사망 또는 장애가 발생하면 그 약물을 판매하는 제약회사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기초필수약품이라 계속 판매해야 하지만, 추가부담금을 내야 한다면 오히려 약물을 판매할 이유가 없어지죠. 주의사항에 명시하는 등 제약회사의 과실이 아닌데 어느 정도까지 부담해야 할 것인지,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에피네프린의 경우 응급상황에서 필요한 약물인데, 땅콩이나 우유 알러지가 있는 환자에게 호흡곤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제약회사는 계속해서 부담금을 내야 할까요? 실제로 현재 한 성분에 대해 세 번째인가 네 번째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소희 기자: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네요. 다음으로 또 다른 관심사인 허가특허연계제도와 관련해서 묻겠습니다. 허가특허연계제도에 대해 시행 전부터 대형 제약회사와 중소 제약회사 간의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1년 3개월 정도 지켜본 결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엄승인 실장: 제약협회는 허가특허연계제도 시행을 찬성했습니다. R&D 투자에 적극적인 강소 제약회사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R&D를 활발히 하는 회사만 살아남게 되는 거죠. 실제로 R&D 투자, 제제 개발이 활발한 중소 제약회사는 거래처 확보에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1년 정도밖에 안 돼 평가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빈부격차를 말하는 것은 R&D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남들과 똑같이 가고 싶은 회사들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남보다 빨리 가겠다고 마음 먹은 회사에는 길을 열어 준 것이죠.

김소희 기자: 하지만 불필요한 소송을 제기해 비용 부담이 늘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제제연구를 열심히 해도 소송비용을 부담할 만큼 여유가 없다면 무용지물 아닌가요?

엄승인 실장: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R&D로 인해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는 적죠. 제약산업은 ‘high risk high return’입니다. 행정비용이 퍼스트제네릭으로 인정 받은 데 따라 얻는 이익보다 많지 않습니다. 물론 매번 리턴되지 않으니 그게 좀 문제기는 하지만요.

아마 일부 제약회사에서 제제 개발보다도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과다경쟁이 발생하고 있는데,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약회사들이 앞으로는 확실하게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에만 신중하게 소송을 제기해야겠죠.

김소희 기자: 아직 초기단계지만 개선해야 할 문제점도 드러났을 것 같은데요?

엄승인 실장: 제도가 시행된 이후 별도의 부서가 생길 만큼 정부는 도와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제약업계 내 자정 노력이 필요합니다. 영업하지 않을 부분까지 불필요하게, 그것도 PMS나 특허가 만료되기까지 한참이나 남았는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입니다. PMS나 특허가 너무 많이 남아 국내에서 발매가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이른 시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제한해 달라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제약업계는 제제 연구를 하지 않고 소송을 남발하지 않고 도전하는 분야를 선별해야 하고, 식약처 등 주관부처는 허가특허연계제도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그런 제약회사가 있는지 구분하는 노력이 필요하죠.

김소희 기자: 두 제도 모두 시행 초기라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실장님께서는 토론회 등에 참석해 제네릭과 개량신약의 글로벌 진출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시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엄승인 실장: 국내에는 현재까지 27개 신약이 허가됐으며, 신약을 개발하는 10개국과 달리 매년 개발되는 신약의 수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진출해 싸울 수 있는 무기는 적죠.

반면 개량신약의 경우, 아이디어도 많고 관련 임상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또 세상에 완전히 처음 나온 약물보다 이미 있지만 포장을 다르게 한 것의 안전성 및 유효성 등을 입증하는 것이 더 쉽죠. 다른 나라의 심사자들도 거부감 없이 좀 더 빨리 받아들일 수 있고요.

그래서 개량신약과 제네릭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소희 기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제제의 편의성을 높인 개량신약으로 활로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는 건가요?

엄승인 실장: 아니요. 신약은 신약대로, 개량신약과 제네릭은 개량신약과 제네릭대로 각각의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일단 현재 가지고 있는 무기를 모두 들고 글로벌 시장에 나가 경쟁력을 높이고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죠. 개량신약이 많은 국내 제약회사는 개량신약으로 싸우면 되는 거죠.

김소희 기자: 신약과 개량신약 및 제네릭의 투트랙 전략을 강조하시는 거군요.

엄승인 실장: 맞습니다.

김소희 기자: 마지막으로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엄승인 실장: 제약산업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약산업을 구(old)산업으로 보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새로운 질병과 감염병이 발생되기 때문에 제약산업은 항상 새로운 것을 필요로 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죠. 항생제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변이하면서 그에 맞는 항생제를 계속 개발해야 하니까요.

제약산업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다고 해서 구산업이라고 하는데, 필수적인 산업으로서 역사가 긴 것뿐이지 old한 것은 아닙니다. 제약산업은 매일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편리성을 위해 세상에 없던 것을 개발하는 대표적인 신산업입니다. 많이 인식이 바뀌었고 바뀌고 있지만 좀 더 개선돼야 합니다. 제약산업이 구산업이라는 인식이 확실히 변하길 바랍니다.

김소희 기자: 오늘 오랜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엄승인 실장: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김소희 기자  thgmldi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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