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노환규 전 회장이 추무진 회장에게 회원들로부터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환규 전 회장은 30일 오전 배포한 자료에서 “중환자기피법에는 무기력과 무대책으로 일관하면서 의한방일원화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추무진 의사협회장은 즉시 의사회원들에게 재신임을 물어 거취를 결정하라.”고 주장했다.

노 전 회장은 추무진 회장이 회원의 신임을 잃었고, 섣부른 일원화 계획 발표로 한의사협회와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며 재신임을 요구한 배경을 설명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1월 21일 전국의사총연합은 추무진 회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회원 7,063명의 요구서를 의사협회 대의원회에 전달했다. 이는 회장 선거에서 추무진 회장이 득표한 3,285표의 두 배가 넘는 숫자였다.”라고 강조했다.

노 전 회장은 “당시 회원들의 탄핵운동이 촉발된 이유는 의사협회가 의료일원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2016년 1월까지 구성해 2025년까지 의료일원화를 완수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잠정 결정하고 기존 한의사는 소정의 교육과 면허시험을 통과하면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구체적 방안까지 마련해 발표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정부가 2015년 12월 7일 ‘한의약을 통한 국민 건강 향상 및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비전을 발표하면서 ▲한방의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및 보급 통한 근거 강화 ▲보장성 강화 및 공적 의료 확대 ▲기술혁신ㆍ융합을 통한 한의약 산업 육성 ▲한의약 근거창출 임상연구비 대폭 인상 ▲한방건강보험 급여확대(기존의 침ㆍ부항ㆍ뜸에서 추나요법ㆍ도인운동요법ㆍ난임치료 등으로 확대) 등의 계획을 발표했으나 의협은 대응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추무진 회장이 섣부른 일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방 현대화와 급여확대라는 한의사협회와 정부정책에 힘을 실어줬다는 게 노 전 회장의 설명이다.

이어, 노 전 회장은 추무진 회장이 의한방일원화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추 회장이 의료일원화라는 표현 대신 대학통합을 의미하는 의학교육일원화라는 표현으로 대신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줄곧 의료일원화라는 표현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회원들의 반발에 의해 포기했지만 올해 초까지도 여전히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 참석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노 전 회장은 “특히, 열흘 전인 지난 5월 20일 건보공단 최고위과정 중 특강에 참여한 추무진 회장은 기존에 준비된 강의록 외에 의료일원화와 관련한 별도의 슬라이드 자료를 준비해 비보도를 전제로 ‘의사도 어렵고 한의사도 어렵다. 해결을 위해서는 협진이 필요하고 면허 일원화가 필요하다. 의한방일원화를 위해 한의사협회와 만나고 있는데 쉽지 않다’는 발언을 했다.”라며, “참석자의 전언에 따르면 수강자 중 누군가 일어나서 ‘그런 일을 왜 밀실에서 추진하려 드느냐’는 항의를 했으나 추 회장은 대답하지 않았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 전 회장은 굳이 의한방일원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와 강의 시에 비보도를 주문한 이유, 그리고 강의록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면서 의한방 의료일원화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5월 19일 중환자기피법(일명 신해철법)으로 불리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의사들의 분노와 의협 집행부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라며, “법안 초안이 2년 전 발의됐는데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이렇다 할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다가, 국회 통과 후 6일이 지난 후에서야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논리를 개발하겠다’고 답변한 의협에 크나큰 실망을 느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2014년 추무진 회장은 37대 집행부의 개혁의 기치를 이어가겠다며 당선됐으나, 이후 회원의 목소리를 멀리하고 대의원회의 보호 속에 안주해 왔다.”라며, “보이는 것은 절망이고 들리는 것은 회원들의 신음소리인데도 의협회장은 회원들의 신뢰를 잃고 어디에 있는지 존재조차 알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회원들의 믿음을 받아 의사협회장이라는 무거운 중책을 맡았으니, 이제 위기상황을 맞아 대의원과 이름뿐인 비상대책위원회의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회원들 앞에 나와 재신임을 물은 후에 떳떳하게 회무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의사협회는 앞서 추무진 회장이 의료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노 전 회장의 문제제기에 대해 지난 27일 공식입장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노 전 회장이 재차 의료일원화 관련 입장 표명을 요구한 만큼, 의사협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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