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을 주축으로 구성된 한미약품 노동조합이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노조는 한미약품이 지난해 10월 구조조정 차원에서 최단 5년차, 최장 20년차의 영업사원 30여명을 대기발령한 조치에 반발해 올해 2월 29일 설립됐다.

노조는 올해 3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권고사직부터 대기발령, 신규전담팀 배치 등 일련의 과정에서 한미약품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며, 원직 복귀와 함께 노동3권을 보장받겠다고 주장했다.

담당 노무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노조위원장 명의로 특별단체교섭을 요청했다.”라며, “한미약품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면 집회 및 1인 시위 등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노동부 진정 및 고소도 준비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 노조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기자회견 당시 4월초에 창립총회를 열고 규탄대회를 열겠다고 밝혔지만,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향후 계획과 일정을 물어도 노조는 조율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지난 17일 담당 노무사로부터 ‘이 사건 당사자들이 회사와 합의로 복직되거나 퇴직해 오늘부로 대리인 관계가 정리됐다’는 문자를 통해 노조 이슈가 일단락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미약품은 노조원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직을 원하는 노조원의 경우 원래 자리로 돌아갔으며, 퇴직을 원하는 노조원의 경우 원하는 만큼의 퇴직금을 받은 것이다.

노조는 해산되지는 않지만, 별도의 활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를 놓고 보니 노조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를 설립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노조는 ‘국내 최초의 제약영업노조’라면서 한미약품 영업사원을 비롯한 직원들의 권익향상 및 복리증진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포부도 밝혔다.

노조가 제약업계 종사자의 처우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노조활동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별다른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내 첫 제약영업노조라는 의미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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