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과 공급자단체의 올해 수가협상 첫날, 협상장서 들려온 것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공급자단체 협상단의 하소연뿐이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는 지난 17일 서울 당산동 스마트워크센터(건보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건보공단 협상단과 1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17일 당산동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진행된 올해 수가협상(1차) 모습
지난 17일 당산동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진행된 올해 수가협상(1차) 모습

올해 유형별 수가협상 공식일정의 포문을 연 약사회 협상단은 공단측에 인건비 상승, 카드수수료 증가 등으로 인한 약국경영의 어려움을 집중 강조했다.

이어진 협상에서 병협은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비용이 많이 소요됐다는 점과, 3대 비급여 개선 등 정부 정책으로 병원 진료량이 증가한 것 같은 착시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병원 운영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의협도 마찬가지다. 회원 증가에도 불구하고 의원급의 진료비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자료와, 저수가를 메우기 위해 노동강도를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 등을 공단에 전달하며 의원급의 어려움을 어필했다.

통상적으로 1차 협상자리는 공단 협상단이 공급자단체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공급자단체는 나름대로의 근거를 제시하며 저수가 문제를 지적하고, 이로 인한 회원들의 어려움을 강조하고 있다.

공급자단체는 한정된 재원(추가소요재정)을 놓고 제로섬게임 형태로 진행되는 수가협상의 한계로 인해 다른 단체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하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국민건강 증진과 건강보험제도 발전, 재정 절감 등에 기여하고 있는 긍정적인 지표를 제시하며 당당하게 ‘내 몫’을 요구하는 포지티브 방식의 협상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의협 등 6개 공급자단체와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은 오는 31일 자정까지 순차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며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혀 나가게 된다.

유형별 계약 이후 주요 공급자단체의 협상 결과를 살펴보면, 파이가 가장 큰 병협은 2007년 계약 당시 1.5%(건정심)의 인상률을 시작으로 2008년 2.0%, 2009년 1.4%(건정심), 2010년 1.0%, 2011년 1.7%(건정심), 2012년 2.2%, 2013년 1.9%, 2014년 1.7%, 2015년 1.4%(건정심)의 인상률을 받았다.

두 번째로 파이가 큰 의협은 2007년 2.3%(건정심)의 인상률을 시작으로, 2008년 2.1%(건정심), 2009년 3.0%(건정심), 2010년 2.0%(건정심), 2011년 2.8%, 2012년 2.4%(건정심), 2013년 3.0%, 2014년 3.0%, 2015년 2.9%의 인상률을 받은 바 있다.

2007년 계약에서 1.7% 인상률을 받은 약사회는 2008년 2.2%, 2009년 1.9%, 2010년 2.2%, 2011년 2.5%, 2012년 2.9%, 2013년 2.8%, 2014년 3.1%, 2015년 3.0%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수가협상 결과 환산지수 평균인상률은 1.99%(추가소요재정 6,503억원)를 기록해, 전년도 인상률(2.20%, 추가소요재정 6,685억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결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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