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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딩폭, 수가협상용 카드 아니다
조성우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6.05.17 6:8

지난 10일 진행된 단체장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올해 수가협상이 본격화됐다.

매년 그렇듯이 이날 각 공급자단체는 저수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회원들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17조원에 달하는 건강보험재정 누적흑자도 거듭 언급했다.

수가협상 상견례 자리의 단골 이슈는 또 있다. 바로 밴딩폭(추가소요재정) 공개에 대한 공급자와 보험자의 이견이다.

공급자단체는 보다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 밴딩폭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매년 희망사항에 그치고 있다.

밴딩폭 공개에 대한 보험자와 가입자대표(재정운영위원회)의 입장이 단호하기 때문이다. 건보공단과 재정운영위원회는 밴딩폭을 협상용 카드로 보고 있다.

협상 상대방에게 자신의 핵심 카드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밴딩폭은 수가 인상률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인상률, 향후 보장성 강화를 위해 소요되는 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공개가 불가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수가협상 당사자들 사이의 정보 비대칭이 발생하는 순간이다. 경제학에서 시장에서의 각 거래 주체가 보유한 정보에 차이가 있을 때 그 불균등한 정보 구조를 정보 비대칭이라고 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이론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가 1970년 발표한 논문 ‘레몬시장(The Market for Lemons)’으로 처음 등장했다. 레몬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정보 비대칭에서 발생하는 시장으로, 중고차 시장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그런데, 레몬시장의 대표 사례로 거론된 중고차 시장도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고 있다. 품질보증, 가격비교 등 판매자의 정보 공개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수가협상의 정보 비대칭은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기득권이 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3.0, 빅데이터, 투명한 진료비 정보 공개(비급여 진료비 등)를 외치는 보험자와 가입자단체의 이면이다.

결국, 공급자단체는 협상의 시작점에서부터 대등한 위치에 서지 못하고 있다. 얼마인지 모르는 한정된 재정을 놓고 제로섬게임의 형태로 진행되는 유형별 수가협상의 한계로 인해 공급자들간의 눈치싸움만 치열할 뿐이다.

올해 협상에서는 정보 비대칭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함께 진행돼 수가협상이 공급자, 가입자, 보험자가 건강보험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조성우 기자  aucus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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