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의협회장이 지난 11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일년 만에 세번째 조직개편이다.

추무진 회장은 개편할 때마다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추 회장은 지난해 5월 임기를 시작하면서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추 회장은 5월 13일 상임이사회에서 7국 1실 25팀이었던 기존 조직을 4국 15팀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직제규정을 개정하고, 3일 뒤 인사발령 등 후속조치를 진행했다.

주요 개편사항을 보면, 기존 비서팀의 기능을 내부 정책 및 전략 기획을 담당할 수 있는 기획팀으로 개편하고, 홍보와 대국회ㆍ대정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홍보팀, 입법기획팀, 기획팀을 사무총장 직속으로 편제했다.

당시 추 회장이 내세운 조직개편 이유는 효율적인 조직으로의 변신이었다.

그는 과감한 부서간 통폐합으로 조직의 기름기를 빼, 조직 및 인력의 유연성과 회무 수행 효율성을 극대화 하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1월 추 회장은 다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추 회장은 1월 6일 상임이사회에서 4국 15팀을 5국 16팀으로 확대 개편하는 직제규정을 개정했다.

보험업무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보험국을 정책국과 보험국으로 분리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때도 추 회장은 조직 개편의 효율성과 안정화를 기하고자 추가 직제규정 개정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4개월이 흐른 지난 11일 추 회장이 세번째로 실시한 직제규정 개정을 보자.

추 회장은 기존 5국 16팀을 6국 17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번 개편의 골자는 기획조직국을 신설해 기획팀, 조직팀, 홍보팀, 대외협력팀을 관할하게 한 것이다.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추 회장은 김주현 대변인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부서를 통ㆍ폐합 할 때나, 부서를 신설ㆍ분리할 때나 효율성을 내세우는 것도 우습지만, 세번의 조직개편 결과가 과거로의 회귀였다는 점에서 한숨이 나온다.

추 회장은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며 사무총장 직속으로 독립시킨 기획팀, 홍보팀, 입법기획팀을 일년 만에 통합하고, 이를 관할할 부서로 기획조직국까지 신설했다.

또, 사무처의 효율화를 꾀한다며 정책국과 보험국을 통합했다가 8개월 만에 다시 분리했고, 사회공헌팀의 명칭도 대외협력사업팀으로 바꿨다가 다시 사회공헌팀으로 되돌렸다.

추 회장이 학술회원국을 학술국과 회원국으로 분리하고, 홍보팀을 홍보국으로 격상시킨 뒤 기획조직국 업무를 관할하게 하면 2015년 5월 이전 7국 체제와 매우 흡사한 형태가 된다.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조직의 효율화를 꾀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협회장이 조직개편을 단행할 때마다 조직은 혼란을 겪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구성원이 새 업무에 적응하고 팀워크를 다져 높은 효율을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잦은 조직개편은 오히려 효율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추 회장의 임기는 이제 1년이 지났을 뿐이다. 남은 2년 동안 지금과 같은 속도로 조직개편을 이어간다면 그는 의협 100여년 역사상 가장 많은 조직 개편을 단행한 회장으로 이름을 올릴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조직개편이 좀 더 신중하게 진행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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