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30일 출범하는 20대 국회에 입성하는 의사 국회의원이 19대에 비해 반 이상 줄어 정치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19대 국회에서 활동한 의사 국회의원은 정의화ㆍ신상진ㆍ안홍준ㆍ안철수ㆍ박인숙ㆍ신의진ㆍ문정림ㆍ김용익 의원 등 8명이었는데,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은 신상진ㆍ안철수ㆍ박인숙 의원 등 3명 뿐이다.

특히 김용익 의원과 문정림 의원의 경우 보건의료계 몫 비례대표로 입성해 각종 의료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현안에 대해 국회와 의료계의 가교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그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의사들은 의료계가 당선에 적극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문정림 의원이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지만, 복지위 법안소위 논의과정을 보면 의료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한 사례가 적지 않다.

김용익 의원 역시 야당 의원이면서도 여당인 문 의원과 뜻을 같이 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이들이 모두 의사 출신이라 의료현장의 문제점과 의사들의 어려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20대 국회에서는 의사 국회의원이 일당백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하고, 비전문가인 보건복지위원들에게도 전문가집단으로서 현안에 대해 정확한 조언을 해야 한다.

그 동안은 국회에서 의료계의 현안에 대한 설명과 의견 개진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보건복지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지난달 24일 충남의사회 대의원총회에서 원격의료 강제도입을 반대하며, “의사들이 많이 걱정하는데 그런 걱정들이 국회와 복지부에 제대로 전달돼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의사들 걱정의 총론적인 부분만 알지, 왜 그렇게 의사들이 반대하는지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을 알리기 위해 더 노력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또, “비전문가인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알고 판단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줘야 한다. 잘못된 법과 제도를 보면 결과적으로 잘못된 것이지, 우리가 잘못된 걸 알고도 결정하진 않는다.”라며, 전문가집단인 의료계가 보다 정확하고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의사 출신이자 18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 여당 간사를 맡았던 안홍준 의원도 자주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 달라고 주문했다.

안 의원은 지난 2014년 3월 국회 토론회에서 의사협회가 국회에 와서 적극적으로 자문이나 법안에 대한 의견 개진을 하지 않았던 것을 지적했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 한방 관련 등 많은 법안이 개정됐는데 당시 의협에서 자문 한 번 안 해줬다면서, 의협은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 충분한 자문과 입장을 국회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청법처럼 모든 제도가 국회에서 법으로 규정된다면서, 의사들이 더 많은 국회의원과 만나고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박 의원은 지난 2012년 11월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의 단식투쟁 현장을 격려 차 방문한 자리에서 인천시의사회로부터 변호사의 경우 행정처분 시 3년이라는 징계시효가 있지만, 의사의 행정처분에는 시효가 별도로 없어 문제라는 지적을 듣고 공소시효법을 발의한 바 있다.

이는 의료현장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려 법안 발의까지 연결된 대표적 사례다. 박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공소시효법 등 의료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20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발의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20대 국회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원격의료 도입,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대국회 활동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의사 국회의원 숫자가 줄었다고 고민만 하지 말고, 의사협회 뿐 아니라 의사 회원도 각자의 지역구에서 보건복지위원과 의사 국회의원 방문을 열심히 두드린다면 법안이 통과된 후 뒷북치며 비판만 하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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