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장
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장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가 정부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급병실 비용의 급여화 전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저출산을 타개하기 위해 임산부의 출산 비용을 줄이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상급병실의 급여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산부인과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제도 시행은 가뜩이나 어려운 분만 병의원의 부담을 가중시켜 산부인과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돼 오히려 분만환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급병실 급여화 진행을 강력히 반대하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충분히 논의하고 의견을 청취한 뒤 문제점을 해결하고 수가를 정상화 한 뒤 시행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임산부 상급병실 급여화가 이루어 질 경우, 본인 부담이 적어진 산모들이 대형병원 혹은 상급병원으로 쏠리게 되면서 중소산부인과병원, 특히 지방의 소규모 산부인과의원의 산모 이탈이 심해지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상급병실료는 기관 등급, 시설 현황, 지역적인 환경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돼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1차 의료기관에서 3차 의료기관이 가격 일원화가 된다면 3차의료기관으로 산모의 쏠림현상이 더 심해지고, 지방소도시보다 대도시 지역의 시설 좋은 병원만 찾게 돼 결국 소규모 산부인과 병의원은 피폐해질 것이고, 이로 인해 결국 분만 인프라의 붕괴가 초래될 것이라는 게 산부인과의사회의 설명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장기적으로 기존의 시설 좋은 분만병원들 역시 병실사용료 일원화로 인해 시설에 대한 재투자나 서비스의 개선에 소홀하게 됨으로써 병실의 하향평준화가 심화되고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산모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산부인과의사회는 “병의원은 상급병실 규정에 의해 1인실 설치가 제한을 받고 있어 병실 공급 부조화현상을 초래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지금도 다수 산모가 1인 병실을 선호해 1인 병실이 부족한 반면, 다인실은 비어있는 상황에서 산모에게 1인실 병실을 보험급여화 해 저렴해지면, 1인실 병실 수요를 더 촉발시켜 1인실 병실이 부족함에도 다인실을 비워 두고도 운영해야하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라며, “산모의 1인실 급여화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산부인과병원의 기본병상 규정(다 인실 설치 규정) 완화 또는 철폐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병원에서 상급병실 차액은 사실상 낮은 분만수가로 인한 병원 손실을 일정 부분 보존해 왔던 수단이었던 만큼 급여화시 손실부분에 대해 현실적인 보험 수가가 마련돼야 하지만 이를 반영한 복안은 없는 상태이다.”라며, “보험수가의 매년 인상율이 물가 인상률을 보존해 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수가가 산부인과의 어려움을 해소해주지는 못하고 오히려 저수가가 더욱 고착되는 상황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기관 등급, 시설 현황, 지역적인 환경 등을 파악해 현실적인 상급병실료 수가 산정이 필요하며 아울러 향후 물가인상에 연동한 병실료의 조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고, 제도 시행 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의료기관에서 준비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산모에 대한 보장성 확대라는 정책방향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어려운 의료 환경 속에서도 분만실을 지키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와 분만병원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졸속상급병실료 급여화를 하기 전에, 충분한 논의 후 수가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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