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이 관리ㆍ운용하는 건강보험재정이 5년 연속 당기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지난해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5년도 결산 기준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은 총 16조 9,800억원에 달한다. 건보재정 흑자기조가 5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의료계에서는 현행 수가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공급자인 의사에게 적정 의료수가를 지불하지 않고 저수가를 강제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건보공단은 계속되는 재정흑자와 역대 최대 누적적립금에 대해 어떠한 입장일까? 건보공단 재정관리실 백충상 재정관리부장을 만나 건강보험 재정흑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성우 기자: 부장님, 안녕하세요.
백충상 부장: 네, 반갑습니다.
조성우 기자: 건강보험재정 당기흑자가 5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백충상 부장: 지출 감소가 주요 원인이에요. 5년 전과 비교해 보험급여비 지출 상승폭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2006년~2010년 5년 동안은 연평균 11.9% 보험급여비 지출이 증가한 반면, 2011년~2015년 5년 동안은 연평균 6% 정도 증가하는데 그쳤어요.
조성우 기자: 의료계에서는 보험급여비 지출 증가율 감소의 원인으로 저수가를 지목하고 있는데요.
백충상 부장: 개인적으로는 예방 및 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의료이용 자체가 줄어든 것이 보험급여비 지출 증가율 감소에 보다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조성우 기자: 지난해 결산 기준 누적준비금이 16조 9,800억원에 달하는데요.
백충상 부장: 미지급진료비를 고려할 필요가 있어요. 2013년부터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보험급여충당부채(약 4조 5,900억원ㆍ미지급진료비)를 제할 경우 누적수지는 12조 3,900억원으로 줄어들어요. 이는 약 2개월분 보험급여비 수준이에요.
조성우 기자: 어차피 나가야 할 돈이라면 처음부터 흑자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백충상 부장: 맞는 말이에요. 외부에서 회계감사를 하면 미지급진료비를 적립금에 포함시키는 것이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해요. 단, 건보공단은 통상적으로 연말 현금수지를 적립금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조성우 기자: 지난해 결산 기준 법정준비금 적립률이 35%까지 올라왔는데요. 건보공단이 생각하는 적정 적립률은 어느 수준인가요?
백충상 부장: 국민건강보험법을 보면 당해연도 총지출의 50%까지 법정준비금을 적립하도록 돼 있어요. 단, 현재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서 50%라는 적립률이 적정한지 여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법으로 정한 50%의 적립률은 건강보험료 수입이 없어도 6개월간 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그런데 적립금 규모가 커지면서 적정 적립률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일례로, 일본의 법정준비금 적립 기준은 3개월분 보험급여비에요.
현재 연구원에서 법정준비금 적립 기준을 지금처럼 당행연도 총지출 대비 퍼센트로 유지할지, 아니면 일본처럼 개월수로 해야 할지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동시에, 다른 OECD 국가들의 준비금 적립 현황도 조사하고 있어요.
조성우 기자: 지난해 건강보험 자금운용 수익률과 수익금 모두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는데요.
백충상 부장: 네, 2015년도 건강보험 자금운용 수익률은 2.19%(목표 1.92%)를 기록했고, 수익금은 3,456억원(목표 3,025억원)을 기록했어요. 올해는 1.7%의 수익률과 3,000억원 이상의 수익금을 목표로 잡았어요.
조성우 기자: 건보공단의 자금운영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있나요?
백충상 부장: 아니에요. 단 한번도 마이너스가 된 적이 없어요. 자금운용을 통해 이자수익이 발생하면 건보재정에 포함시켜 보험급여비로 지급하고 있어요.
조성우 기자: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재정흑자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은데요.
백충상 부장: 건보재정을 관리하는 실무자 입장에서 볼 때 현재의 적립금이 결코 많은 액수는 아닌 것 같아요.
조성우 기자: 이유가 무엇인가요?
백충상 부장: 한시적 국고지원 규정으로 인해 오는 2017년 12월 31일이면 국고지원이 만료되기 때문이에요. 국고가 지속 가능하게 어느 수준으로 들어온다는 가정이 있으면 얼마가 남는 돈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요.
조성우 기자: 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백충상 부장: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