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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블로거의 블로그 마케팅 비결은?[생생인터뷰]건보공단 일산병원 외과 배상준 교수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6.03.07 6:12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일등석 탑승기’라는 포스팅으로 SNS에서 화제가 된 외과의사가 있다. 무뚝뚝하고 외골수라는 외과의사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이 글은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블로그의 주인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외과 배상준 교수는 블로그를 이용한 마케팅 시 중요한 점은 진정성과 쓸만한 정보 제공이라고 강조한다. 의사들에게도 마케팅이 중요해진 시대, 성공한 블로거이기도 한 배상준 교수를 만나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최미라 기자: 안녕하세요.

배상준 교수: 반갑습니다.

최미라 기자: 블로그는 언제부터, 왜 시작했나요?

배상준 교수: 2010년부터 일산병원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일산병원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아산병원이나 삼성병원이라는 브랜드를 개인이 도저히 이길 수가 없겠더라구요. 또, 일산병원 근처에 국립암센터도 있는데, 암환자들이 저에게 진료를 받고 그쪽으로 많이 갔어요. 사실 국립암센터 의사들은 학회에서 만나고 술도 먹는 친한 사이인데, 그렇게 환자들이 가버리니까 자존심이 상하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신문 전면광고를 할 수도 없는 일이고, 병원 브랜드를 개인이 극복하기란 어려웠죠. 결국 일산병원이 좋은병원이라는 걸 널리 알리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어요.

최미라 기자: 특히 지난해 11월에 블로그에 올린 일등석 탑승기의 반응이 뜨거웠어요. 인기를 실감했나요?

배상준 교수: 블로그 방문객이 하루 22만명까지 올라갔죠. 페이스북에서는 공유 2,300건, 좋아요 5만 6,000건을 기록하기도 했구요. 다음이나 네이버 등 포털 카페에서 인기글 1위도 됐어요. 조회수가 36만건에 달했죠. 아시아나 항공 부사장에게 홍보가 많이 됐다며, 감사편지도 받았어요. 이런 걸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기분은 좋았어요.

일등석 탑승기에 실린 배상준 교수 모습

최미라 기자: 이 글은 ‘의외성’과 ‘진정성’ 때문에 화제가 된 것 같아요. 외과의사가 주는 이미지와는 다른 위트 넘치는 글에 네티즌들이 열광한 것이 아닐까요?

배상준 교수: 의사가 일등석을 탔다는 말만 들으면 “팔자 좋다”는 반응이 나오겠지만, 실제로는 마일리지를 탈탈 털어 일등석에 탑승한 과정을 솔직하게 썼죠. 그렇다 보니 댓글들도 “어라? 나도 할 수 있겠는걸?”이라고 유쾌하게 해석해 준 긍정적인 반응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최미라 기자: 탑승 후의 모습들도 유쾌했어요.

배상준 교수: 탑승해서는 다들 해보고 싶지만 창피해서 못하는 것들을 당당히 했죠. 승무원이 샴페인과 와인의 종류를 말하며 뭘 드리냐고 할 때는 다 달라는 식이고, 기념 촬영도 열심히 했어요. 승무원들도 사람이라 정중하게 요구하면 흔쾌히 해주고, 오히려 재미있어 하던걸요.

최미라 기자: 이 글이 화제가 되면서 블로그를 시작했던 이유인 일산병원 홍보도 좀 됐나요?

배상준 교수: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글을 올렸던 11월 한 달 동안은 네이버에 ‘아시아나’를 검색하면 ‘일산병원 외과 배상준’과 제 블로그 이름인 ‘낭닥sj’가 연관 검색어로 떴으니까요. 일산병원을 신뢰하지 못하고 소견서를 발부 받아 큰 병원으로 가는 환자들을 보고 일산병원이 좋은 병원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한 블로그였는데, 한방에 목적을 달성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별 것도 아닌 글 하나 때문에 방송 출연도 했지만, 제 본업은 일산병원 외과의사입니다. 일산병원 외래에 방문한 환자에게 제가 마지막 주치의가 돼 깔끔하게 수술 받고 퇴원하는 지금처럼 좋은 병원이기를 바라고 있죠.

최미라 기자: 요즘은 병원들도 블로그 마케팅을 많이 하는데요, 성공하는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조언 좀 해주세요.

배상준 교수: 요즘은 일산병원도, 삼성병원도 모두 블로그를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진정성인 것 같아요. 일등석 탑승기만 해도 사실 매일 탄다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후기를 쓸 수 있지만, 저는 편하게 처음 타봤다며 재미있게 쓴 글이거든요. 사람들이 거기서 진정성을 느끼고, 호응을 하는 거죠. 특히 병원 블로그 마케팅에서 제일 진정성과 의미가 없는 것이 누가 봐도 대가성이 느껴지는 후기에요. 싸게 수술했다, 직원들이 친절하다는 등의 이용후기들이 얼마나 마케팅에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에요.

최미라 기자: 진정성 외에 또 중요한 부분은요?

배상준 교수: 블로그에서 ‘쓸 만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게 해야죠. 병원들이 마케팅 목적으로 블로그를 하더라도 자신의 일상을 올릴 수 있는데, 사실 내 일상은 나 말고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하지만 자기 일상을 올리면 사람들이 봐 줄것이라고 착각하기 쉽죠. 저 같은 경우 여행 포스팅을 할 때도 맛집 소개는 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블로거가 많으니 저는 그 나라의 역사나 에피소드 중심으로 포인트를 잡아서 글을 써요. 신변잡기 위주의 늘어놓기식 일상이 아니라요. 어설픈 일상을 올리면 역효과에요. 블로그 마케팅을 하려면 무언가 얻어갈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소아과 의사라면 소아환자 보호자에게 받은 편지를 올리지 말고, 소아예방접종 스케줄에 대해서 올리는 식이죠.

최미라 기자: 블로그에 맥주 이야기도 많던데요,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배상준 교수: 네, 맥주를 좋아합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맥주 소믈리에 과정’도 밟았어요. 맥주는 와인이나 소주와는 다른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소재 같아요. ‘와인 한잔’이나 ‘소주 한잔’ 하자는 것보다 ‘맥주 한잔’ 하자고 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고 좋지 않나요?

최미라 기자: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죠.

배상준 교수: 그리고 맥주는 하나의 좋은 문화 콘텐츠이기도 해요. 보통 와인만 역사가 깊은 술로 생각하는데, 로마 문화권인 와인과 다르게 맥주는 게르만 문화 쪽으로 유서가 깊어요. 맥주는 싸구려 술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맥주 자체의 역사도 깊다는 거죠. 맥주라는 술 자체에 대한 공부 뿐 아니라, 독일이나 벨기에 등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갈 수 있어요. 동남아 맥주를 마시면 동남아 역사 공부를 하는 것이구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맥주는 좋은 문화 콘텐츠입니다.

최미라 기자: 앞으로 이루고픈 꿈이 있나요?

배상준 교수: 두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올해 안에 맥주에 관한 책을 출간하는 거에요. 40대 아저씨가 되니 일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뭔가 집중할 수 있는 다른 것을 찾게 됐는데요. 저는 집에 가도 어떤 주제를 잡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았어요. 특히 제가 관심이 많은 맥주에 대한 책을 준비 중입니다. 제목은 ‘맥주 해부학’으로 정했어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서 맥주를 다룰 생각입니다. 사실 외과의사라는 제 직업이 프리미엄이 많더라구요. 일등석 탑승기 글도 제가 건설업체 사장이었다면 그 정도 반응은 안 왔을 것 같죠?

최미라 기자: 외과의사가 쓰는 ‘맥주 해부학’이라니 재밌을 것 같네요. 두 번째 바람은 뭔가요?

배상준 교수: 외과의사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싶어요. 일반인들은 외과의사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데, 시니컬하고 괴팍한 사람보다는 푸근한 동네아저씨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요. 친근한 외과의사 이미지를 만드는데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제 두 번째 바람입니다.

최미라 기자: 두 가지 바람 꼭 이루시길 바랄게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상준 교수: 감사합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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