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청희 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에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을 신청했다.

정치권은 보건의료 직능에 대해 관심이 없다며, 전문가로서 직접 왜곡된 의료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게 그가 밝힌 포부다.

그의 도전에 대해, 성명을 내며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하는 단체도 있고, 그의 도전을 알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댓글을 달며 응원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현직 의사협회 부회장의 비례대표 도전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의 도전에 부정적인 인사들은 그가 현직이어서 의사협회의 정치적 중립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도전 시기가 너무 늦었다거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비례대표를 신청한 것 등도 반대 이유로 제시한다.

이는 의사들이 정치세력화해야 한다거나, 선거에 적극 개입해 의사들의 의견이 국회에서 반영되도록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지지할 수 없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정치적인 힘은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해야 얻을 수 있다. 정치적 중립이 우려된다면 여ㆍ야 양측에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여당에도, 야당에도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하는 방법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옳은 지도 따져봐야 한다.

그동안 의사들은 보수 성향이 강했고, 실제로 여당에 많은 표를 행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당이 의사들의 지지에 응답해 왔는가는 물음표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그동안 여당을 꾸준히 지지해 줬지만 그만큼 관심을 주지 않았다는 불만이 많다.

특히, 최근 여당은 원격의료 등 보건의료를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 오히려 보건의료를 바라보는 시각이 의사들과 유사한 쪽은 야당이다.

이럴 때일수록 의사들의 선택이 중요하다. 무조건 야당을 지지하라는 게 아니다. 소위 여당으로부터 잡아 논 물고기 취급을 받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의사들의 표심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의사들이 정치적 중립을 지킬 때가 아니라 정치적인 힘을 키워야 할 때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