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기대회 당시 회원들의 행동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최대집 회원은 재의결 끝에 윤리위에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

“최대집 회원에 대한 윤리위원회 회부 논란은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집행부는 이를 계기로 회원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달라.”

이는 최대집 회원의 윤리위 회부 논란과 관련해 추무진 회장이 내놓을 해법에 대해 선배기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나온 의견이다.

의료혁신투쟁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대집 회원은 지난달 30일 비상대책위원회가 개최한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에서 회원 30여명과 함께 추무진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고, 행사 말미에는 발언권을 요구하며 주최측과 몸싸움을 벌였다.

또, 추무진 회장이 외부행사 참석을 위해 탄 차량을 길바닥에 누워 가로막기도 했다.

상임이사회는 4일 뒤인 2월 3일 상임이사회에서 시위를 주도한 최대집 회원에게 궐기대회 파행의 책임을 묻겠다며 윤리위 회부를 결정했다. 추무진 회장은 빙부상으로 인해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추무진 회장의 불참과, 비대위가 회원과의 토론회를 준비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결국 상임이사회는, 하루 뒤인 4일 서면으로 차기 이사회에서 재의결하기로 결정했다.

상임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최대집 회원의 윤리위 회부 여부는 전적으로 상임이사회의 몫이다.

다만, 의결과 재의결 과정에서 추무진 회장을 비롯한 상임이사들의 판단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윤리위 회부 재의결에 동의한 상임이사는 15명이라고 한다. 당초 윤리위 회부에 찬성한 이사가 11명, 반대한 이사가 7명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해 보면 재의결은 윤리위 회부 취소로 읽혀진다. 윤리위 회부 강행을 원한다면 재의결에 반대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임이사들은 무려 2주 전 결정한 재의결을 다시 뒤로 미뤘다.

의협은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 미룬 것이라고 하지만, 지난 3일 의결과정을 고려하면, 최대집 회원의 행동을 윤리위에 회부해야 마땅하다고 판단하면서도 회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판단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에서 눈에 띄는 사실이 있다. 추무진 회장이 공석이었을 때 4일 만에 이루어진 상임이사회의 의사결정이, 추 회장이 돌아온 후 14일 동안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추 회장은 지난 13일 회원과의 토론회에서 “최대집 회원의 윤리위 회부 건은 다음번 상임이사회에서 재논의될 것이다. 여러분의 의견이 정식 절차를 거쳐서 반영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결국 17일 상임이사회에서 재의결을 하지 않음으로써 추무진 회장은 자신의 발언을 지키지 못했다.

회원과 대화를 위해 마련한 공식 석상에서조차 한 발언을 지키지 못하는 회장을 회원들이 어떻게 믿고 따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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