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관계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간호조무사들의 잇따른 행보에 간호사들의 심기가 불편해졌고, 조무사들도 나름대로 불만이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 인력부족에 정부가 대체인력으로 도입한 간호조무사와 간호사의 관계는 업무적으로 서로 협력하고 도와 밀접한 사이를 유지할 것 같지만, 사실상 두 직역의 사이는 그다지 좋지 않아 이질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이들이 서로에 대한 불만을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으로 정리하자면 ‘간호사의 피해의식과 조무사의 자격지심’이다.

간호사들은 조무사들이 자신들의 직역까지 침범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무사들은 그런 감정을 ‘피해의식’이라고 일축한다.

반대로 조무사들은 “대학 나온 것이 대수냐, 우리가 그렇게 다른 점은 무엇이냐”고 항변하지만, 간호사들은 이것을 ‘자격지심’이라고 꼬집으며 엄연히 간호사와 조무사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특히 간호사들은 용어 사용에도 민감해 ‘간호조무사’에서 ‘간호’를 빼라는 목소리도 있으며, 최근 간호조무사들이 자신들의 영문 명칭을 NA(Nurse Assistant)에서 LPN(Licensed Practical Nurse)으로 임의로 바꿔 부르고 있는 것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임금이 싼 조무사들만 채용하려고 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간호사들의 월급도 조무사에 맞춰 하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 최근 간호조무사들이 간호등급제에 조무사도 포함시켜야 하며, 방문간호조무사 제정 및 재가장기요양기관 관리책임자 자격 부여 등을 주장하고 있어 간호사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아울러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간호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에 간호조무사의 간호관리료를 반영하고,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간호조무사 정원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조무사들은 조무사 나름대로 자구책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들이 간호사들 입장에서는 영역 침범으로 비춰져 앞으로도 두 직역사이의 관계 해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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