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타 정부기관장과 단체장처럼 복지부장관과 의사협회장도 신년사를 발표한다.

신년사는 글자 그대로 새해를 맞이하는 공식 인사말이다. 지난 1년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1년간 추진하는 기관의 목표와 운영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지만 상투적인 표현의 반복이어서는 곤란하다. 내용을 정하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지에 대해 공을 들여야 한다.

정진엽 복지부장관과 추무진 의사협회장의 신년사를 보자.

이들은 메르스 사태를 극복한 데 대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국가방역체계 구축을 약속한 뒤, 국민 건강을 위해 보건의료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정리했다.

이들의 신년사에서 유달리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원격의료’다.

정 장관은 “저 멀리 호주 앞바다에서 일하는 원양어선 선원, 전방 어느 철책선에서 밤새 경계 근무하는 우리의 가족과 이웃, 아프리카 어느 오지의 대한민국 봉사단원들에게 IT 기술을 활용한 원격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언제나 어디서나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이것이 보건복지부가 추구하는 원격 의료의 목표’라는 표현으로 원격의료 추진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 장관은 지난 8월 4일 복지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부터 원격의료 추진을 위한 맞춤형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장관은 후보자 시절 국회 청문회에서 “원격의료는 공공의료를 수행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므로 필요하다.”라는 견해를 당당히 밝혔다.

실제로 장관 취임 후에도 줄곧 원격의료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으며, 신년사에도 이를 명확히 했다.

반면, 추무진 회장은 원격의료에 대한 메시지를 신년사에 포함하지 않았다.

원격의료 사안을 두고 복지부장관과 대척점에 있는 의협회장의 신년사라고 믿기 힘든 대목이다.

이는 의사협회가 수년간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원격의료를 기필코 막아내겠다고 의지를 밝혀 온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아울러 현재 의사회원들의 최대 관심사인 한의사 현대의료기기를 접근하는 방법도 의아하다.

추무진 회장의 신년사에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는 단 한 차례 등장한다. 신년사 원문을 보면 “지난해 벽두부터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무자격자의 불법 의료행위를 막아냐기 위해 회원님들께서 강력한 뜻을 모아주셨습니다.”로만 기술하고 있다.

회원이 모아준 뜻을 어떤 방식으로 실현해 나갈지에 대한 메시지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추무진 회장의 신년사를 본 회원들이 올 한 해를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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