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사협회 고문ㆍ자문위원 회의’가 개최됐다.

한때 의료계를 호령했고, 지금도 의료계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는 어른들의 모임인 만큼 이날 회의는 의료계 인사들의 눈과 귀를 고정시켰다.

일각에선 경만호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결의문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가 하면, 반대로 경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고문단은 집행부를 겨냥한 결의를 하지 않았고, 결의문을 발표하지도 않았다. 이 자리에서는 의료계 원로들의 다양한 격려와 질책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의료계 인사들의 관심이 많았던 만큼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집행부 옹호와 비판 여론을 수치로 정량화해 놓고 옹호 분위기가 우세했다는 보도도 내보냈다.

직접적인 사퇴 요구가 없었으므로 원로들이 집행부에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과연 그럴까?

참석자에 따르면 회의 서두에 경만호 회장이 성희롱성 발언에 대해 머리숙여 사과했다고 한다.

이어 문정림 공보이사가 경만호 회장 고발건에 대해 집행부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후 사정상 경만호 회장의 사과와 공보이사의 설명이 원로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경만호 회장이 고문단의 신임을 받았다거나 격려 분위기가 우세했다고 단정짓는 것은 곤란하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실제로 일부 고문은 집행부 의견만 들어서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이원보 감사와 고발인들의 설명도 들어봐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 경만호 회장에게 필요한 건 선배의사들의 신임여부가 아니다. 의료계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의사를 끌어안는 일이다.

경만호 회장이 후배의사들의 고언에 귀기울이는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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