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ㆍ한 의료일원화 논의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가 지난 23일 의협회관 3층 회의실에서 공동 개최한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서 의료일원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2025년까지 의료일원화를 완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일원화 추진 기본원칙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봉옥 의협 부회장은 의료일원화 추진 기본 원칙으로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일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통합하되 기존 면허자는 현 면허제도 유지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025년까지 의료일원화 완수 등을 공개했다.
이어, ▲의료일원화가 공동선언 되는 순간 한의과대학 신입생 모집 중지 및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작업 착수 ▲의료일원화 완료시까지 의사와 한의사간 업무영역 침범 중단 ▲향후 의료이원화 제도의 부활 거론하지 않기 등의 세부 원칙도 소개했다.
김 부회장은 “이원화된 의료제도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고, 의료비 지출증가 우려가 있으며, 의사와 한의사간 갈등으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일어난다.”라며, “의료인력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이미 상당한 논의를 진행한 후 중간보고를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주제발표 내용을 의료현안협의체에 의료계의 안으로 제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수차례 나왔다.
의료일원화 논의 소식이 알려지자 다수 의사회원들이 의사협회를 성토하고 나섰다.
A 회원은 “복지부가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하려고 하니 이를 막기위해 의료일원화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는 빈대잡으려다 집을 태우는 격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회원은 “한의사들의 최대 목표는 현대의료기기가 아니라 현대의학의 진단과 처방이다.”라며, “추무진 회장이 의료일원화를 추진하는 것은 이를 허용해주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주는 꼴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의료일원화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를 막으려 하는 것은 비겁한 판단이다.”라며, “한의사를 의사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한다면 반드시 탄핵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 회원은 “의료일원화는 한방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한의학의 허구성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가야 할 판에 2025년까지 일원화를 마치겠다고 정하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라고 따졌다.
C 회원은 “리베이트 쌍벌제로 동료들이 전과자가 되고 있고, 아청법으로 인해 10년간 의사를 그만둬야 하는 회원도 많아지고 있는데, 추무진 회장은 하라는 것은 하지 않고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있다.”라며 답답해 했다.
그런가 하면, 추무진 회장을 가택연금시켜야 한다거나,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등 격앙된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추무진 회장은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의료일원화 추진 안은 확정된 안이 아니며, 상임이사회에서 의견을 취합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두차례 상임이사회에서 상임이사들도 의료일원화 추진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반대가 심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