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가 올해 국정감사 ‘최악 상임위’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8일 발표한 ‘2015년 국정감사 평가결과’를 통해 “여야는 사상 최다 피감기관(779개)을 대상으로 의욕을 불태웠지만,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스스로 외면한 역대 최악의 졸속 국정감사였다.”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19대 국회의 국정감사는 매번 여야간 정쟁, 의원들의 준비부족,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 등으로 파행운영과 ‘부실ㆍ맹탕 국감’을 되풀이했다.”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19대 마지막 국감에서는 집권 후반기를 맞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부조리를 파헤쳐 이를 바로잡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국감’을 기대했지만, 초반부터 파행을 거듭한 국감은 정쟁과 호통, 보여주기식 구태 등 정책실종ㆍ민생외면이 여전했다.”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그동안 국정감사 모니터를 통해 우수의원을 선정해 발표했으나, 이번 국감은 의원들의 실적을 평가하기 어렵다며 19대 국회 국정감사의 ‘최악 상임위’로 메르스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간 정쟁을 거듭하다 감사가 완전히 무산된 보건복지위원회를 선정했다. 

경실련은 보건복지위원회 선정 이유에 대해 “지난달 21일 열릴 예정이었던 메르스 국정감사는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정쟁으로 인해 감사가 무산됐다.”라며, “2015년 국정감사서 감사가 완전히 무산된 국정감사는 보건복지위원회 뿐이다. 국민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메르스 사태에서 여야간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하고 메르스 사태 국감을 진행하지 못한 점은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또, “단순 실태조사에 의한 재탕ㆍ중복 질의가 반복되는 등 참신한 기획이 돋보이는 정책국감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으며, 특히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확한 것은 모른다’는 답변을 되풀이 해 원활한 국감 진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셀프성형 기구 유해성을 지적한다며 이목을 끌기 위한 코뽕, 얼굴밴드 등 보여주기식 구태도 여전했다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이어 “대안제시 없이 단순 실태조사 결과를 제시하는 정도에 그치는 사례도 되풀이 됐다.”면서, ▲혈액 수입량 증가 실태 ▲무면허 의료행위 실태 ▲예방접종 부작용 ▲건강보험 자격 허위 취득 ▲보험료 체납 실태 ▲어린이집 대기자 실태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국감 의제이지만, 정책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두 차례 나눠서 진행된 국감이지만,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15일 남짓한 기간에 하루 평균 52개(상임위 평균 5개)의 피감기관을 감사해야 한다.”라며, “피감기관장이 질문 하나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여전한데, 현행 국감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졸속ㆍ부실 국감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수박 겉핥기식 국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상임위 내 소위 체제를 가동하고, 연중 상시국감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라며, “국감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의원의 질의 내용과 실제 증인과의 연관성을 면밀하게 검증한 뒤 꼭 필요한 증인만 부르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실련은 성희롱 발언 의혹이 있다며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에게 국감 도중 바지를 내려보라고 한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을 ‘구태 의원’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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