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한 상황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때마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비대위를 구성한 것 아닌가? 비대위가 구성되던 올해 1월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으니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지 않나?”라고 반문한다.

보건의료 규제기요틴과 원격의료를 저지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의사협회에 짐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오죽하면 시도회장단이 현 공동위원장 체제는 한계가 있다며 추무진 회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겠나.

시도회장 16명은 모두 비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스스로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자인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는 격이 된다. 그런데도 시도회장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도회장단은 지난달 16일 비대위를 다시 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추무진 회장에게 발송했다.

이 공문에는 추무진 회장이 단독위원장을 맡아 비대위를 이끌 것과, 비대위의 구성을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개편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비대위가 필요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정관에 따라 비대위의 존속 여부를 대의원회에 위임하라고 압박했다.

시도회장단은 공문을 보내기 전 추무진 회장이 단독위원장을 거부하면 비대위에서 탈퇴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도 지난 24일 추무진 회장에게 공문을 보내, 비대위가 공동위원장 체제로 인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문제 등 의료현안에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회장이 능동적으로 대처해 합당한 성과를 내 달라고 주문했다.

추 회장이 전면에 나서라는 시도회장단의 요구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이제는 대의원회와 시도회장단의 요구에 추 회장이 답을 해야 할 때다.

추 회장은 지난 1월 임시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이 의결된 직후, 자신이 위원장을 맡아 최선을 다해 규제기요틴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대의원총회에서 회장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하라고 한 것은 회원들의 힘을 자신에게 실어준 것이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추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도회장단의 의견을 숙고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이 있다. 비대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은 추 회장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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