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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도 직업이라는 발상의 전환 필요”[생생인터뷰]첫 연임 성공한 송명제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5.09.21 6:12

지난 7월 31일 전공의들의 오랜 숙원인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법’이 발의됐다. 한 달 후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17년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회장이 배출됐다. 송명제 회장(29)은 19기 대전협 회장선거에 단독 출마, 8월 28일 8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년 연속 회무를 맡게 된 송 회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취임식도 사양했다. 송 회장이 몸 담고 있는 명지병원 응급의학과 의국에서 그를 만나 전공의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최미라 기자: 안녕하세요 회장님.

송명제 회장: 안녕하세요.

최미라 기자: 연임 축하드립니다.

송명제 회장: 하하, 그게 축하받을 일인지 모르겠네요.

최미라 기자: 대전협 최초의 연임 회장이 됐습니다. 재선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하네요.

송명제 회장: 그 동안 대전협 회장을 두 번 한 사람은 없죠. 졸업반인 이유도 있지만, 한 번 하면 이골이 나기 때문이에요. 저도 1년 하니 솔직히 하기 싫은 마음도 있었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시 나서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임감이 강한 편이고, 주위에서도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서 또 한번 하기로 했어요. 이왕 이렇게 됐으니 전공의들에게 실망을 안길 순 없죠.

최미라 기자: 김용익 의원이 드디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법’을 발의했죠. 이번 법안 발의의 의미를 평가한다면요?

송명제 회장: 지금까지 의료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대부분이었잖아요. 하지만 이번 법안은 ‘전공의 처우개선’이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면서 처음으로 의료인을 위해 발의된 법안이라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전공의만을 위한 법은 아니죠. 환자안전에 입각해 전공의 처우가 잘못 됐다고 계속 주장해왔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가 가능했던 거에요. 

최미라 기자: 법안은 근무시간 준수, 휴일수당 지급 등, 타 직업군은 근로기준법 상 당연한 내용들을 명시하고 있어요. 그 동안 전공의들이 그 ‘당연한’ 권리도 누리지 못했다는 거겠죠?

송명제 회장: 그렇습니다. 타 직업군에서는 너무나 당연시 여기는 부분인데, 전공의들은 그렇지 못했죠. 레지던트도 직업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요. 어디 가서 직업에 ‘학생’이라고 안 쓰고, ‘의사’라고 쓰거든요. 전공의들은 일한 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개념이 서야 합니다. 

최미라 기자: 법안 내용에는 만족하나요?

송명제 회장: 특정집단에서 원하는 내용대로 정책이 만들어진다면 그 사회는 잘 안 돌아가겠죠. 이번 법 역시 전공의들이 가장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그럼 의료계가 돌아가겠어요? 김용익 의원이 전공의 뿐 아니라 많은 의료계 단체와 협의를 거쳐 발의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족하는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논의과정에서 충분히 수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미라 기자: 대전협은 법안 통과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송명제 회장: 이번 법안의 제 1원칙은 ‘환자안전을 위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입니다. 이 대전제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견을 없지만, 각자의 입장에 따라 이걸 어떻게 적용하느냐의 문제가 있는 거죠. 요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설득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얘기하면 대부분 다 이해를 해요.

최미라 기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는 공감하지만, 각자의 입장에 따라 방법론이 다를 수 있다는 건데요, 특히 병원협회 쪽에서는 수련환경위원회 독립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죠?

송명제 회장: 네, 병협은 반대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안에 ‘전공의의 수련조건ㆍ수련환경 및 처우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평가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으로 전공의수련환경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은 수련병원 등 별로 전공의의 수련조건ㆍ수련환경 및 처우에 관한 평가를 실시, 그 결과를 반영해 수련병원을 지정한다’라며, 독립 조항이 명시돼 있습니다. 

최미라 기자: 법안은 발의됐지만, 통과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텐데요. 그 사이에 자체적으로 수련실태 조사에 나선다고 들었어요.

송명제 회장: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가 ‘피교육자 수련 프로그램 평가’를 실시한다고 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전공의 수련제도가 도입된지 58년인데, 전공의 수련시간은 안 줄이고 평가만 강화돼 힘든 상황이에요. 전공의 근무환경도 중요하지만, 전공의는 피교육자 신분도 있는 만큼 교육의 질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새는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강의평가를 하잖아요. 그것처럼 전국 전공의들이 받는 수련의 질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하고 있어요. 꽤 많은 전공의들이 응하고 있습니다. 답변 수가 충분히 확보되면 비교 자료를 공개할 생각이에요. 다만, 언론에 병원 실명을 공개하는 등의 방식은 아니고,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의대생, 전공의, 공보의 등 젊은의사들만 상대로 공개할 계획입니다. 대전협이 전공의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실 미래 전공의를 위해서도 많은 일을 해야 해요. 그래야 대전협이 더욱 발전하고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미라 기자: 최근 전공의 모집 결과를 보며 내과마저 붕괴됐다는 우려가 많이 나왔어요. 전공과 쏠림 현상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송명제 회장: 정책입안자들은 기피과의 경우 왜 인기가 없는 건지 그 이유에 대해 잘 생각해야 합니다.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요새 젊은의사들은 끈기와 희생정신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데, 이거야 말로 무책임한 말이죠. 어떤 직업군이 미래가 없는데도 사명만 갖고 하라고 하면 한답니까. 아무리 힘든 과라도 미래가 있으면 인기가 많습니다. 외과 수가를 두배 올려서 괜찮은 개원환경을 만들어주면 외과가 부활하지 않겠어요? 저 같아도 외과 가겠네요. 흉부외과 지원한다고 정부가 수가를 두 배 인상했다고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에요. 원래 초저수가이던 걸 저수가로 만들어 놓고, 왜 지원하지 않느냐고 하는 건 문제잖아요.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미래를 보장해 주는 보다 실질적인 정책을 시행해야 기피과 문제가 해결될 겁니다. 

최미라 기자: 의료계에서는 기피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련 후에도 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일자리가 그만큼 없는 상황이죠?

송명제 회장: 그럼요. 정부가 TO를 조정해 병원 취직을 보장해주면 흉부외과 지원 안 하겠습니까. 과거 이공계가 붕괴돼 정부가 엄청 지원해서 요새 다시 인기가 많아졌잖아요. 그런데 왜 기피과에는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공대는 등록금 지원해 주면서 왜 레지던트 월급은 지원 안해줍니까.

최미라 기자: 지난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계명대 동산의료원 전공의들이 열악한 수련환경에 반발하며 파업에 나섰잖아요. 이후 대전협은 수련현황표 거짓 작성을 강요하는 병원들의 실태를 폭로하기도 했는데, 이후 변화가 있나요? 

송명제 회장: 대전협의 폭로 기자회견 이후 병원협회가 거짓 수련당직표를 작성하는 병원들을 잡아 내겠다고 바로 발표했어요. 거짓 작성 걸리면 두고 보자는 식으로 엄포를 놨었는데, 이번 병원 신임평가 결과를 보면 알겠죠. 두고 볼 겁니다. 

최미라 기자: 새 집행부 구성도 완료됐죠. 이번 임기 동안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요?

송명제 회장: 예전에는 회무에 참여할 전공의들을 찾기 힘들었는데, 이번 집행부를 꾸릴 때는 먼저 지원하는 전공의들이 꽤 많아서 면접을 봐서 뽑았어요. 제가 대전협 회장을 처음 한 1년은 전공의 현안 이슈화에 주력했다면, 이번 1년의 임기는 내실을 다지는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만족도를 자체적으로 조사해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내부적으로 이벤트나 행사도 다양하게 추진할 계획이에요. 당장 다음 달에도 대공협, 의대협과 함께 주최하는 젊은의사포럼이 예정돼 있네요. 지난해에도 강의를 했는데, 올해도 연자로 갈 것 같습니다.  

최미라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송명제 회장: 감사합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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