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과 관련해 제약사가 아닌 음료회사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광동제약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제품은 제주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의약품이 아닌 음료제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세 제품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5년 반기보고서 기준 세 제품의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 2,708억원의 54.8%에 해당하는 1,485억원이다. 제주삼다수만 82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반면, 병원 및 약국 대상 영업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15.7%인 423억원에 불과하다. 이 중 약국용 비타500의 매출액인 120억원을 제외하면 303억원으로 줄어든다. 제약사라고 하기에는 매출액 비중의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광고비를 통해서도 광동제약이 음료제품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광동제약은 올 상반기에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인 199억원을 집행했는데, 이 비용의 대부분이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제품에 투입됐다. 이는 광고비 금액이 높은 다른 제약사들이 대중 광고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에 대한 광고에 집중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업계의 비판이 계속되자, 모르쇠로 일관했던 광동제약이 GSK, 오렉시젠과 각각 백신, 비만치료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병원영업의 비중 확대를 위한 결정인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의약품 유통과 다르지 않다. 직접 의약품을 개발ㆍ생산한 것이 아닌, 이미 개발된 제품을 국내로 도입해 대신 판매하고 중간에 수수료를 받는 것에 불과하니 말이다.

광동제약이 제약사가 아니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 확대가 유일하다.

올 상반기 기준 광동제약은 매출액의 1.2%인 32억원만 R&D에 투입했다. 국내 제약사 중 R&D 투자비 1위인 한미약품이 946억원을 투입한 것과 비교하면 광동제약이 신약을 개발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또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3년간 광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평균 1.3%이다. 이는 국내 제약사의 평균 R&D 비율인 6.5%의 4분의1 수준이다.

물론, 당장 영업이익을 포기하고 R&D에 집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제약산업을 이끌고 있는 매출액 상위사로서 적어도 국내 제약사의 평균 수준으로는 R&D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제는 광동제약 스스로 활발한 R&D 투자 및 신약개발을 통해 제약사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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