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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원격의료 왜 반대하나?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09.10.08 5:50

최근 정부는 의료인-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고, 원격의료 시 처방전 대리수령 및 전자처방전에 대한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전달체계를 의료법에 명시하는 조건으로 의료인-환자간 원격의료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선 의사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의사들이 왜 원격의료를 반대할까.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에 대한 개원의사의 반대여론은 거세다. 일찌감치 개원내과의사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고, 한 의사 커뮤니티의 설문조사에서는 의사 500여명이 참여해 네명 중 세명 꼴로 원격의료 확대에 반대표를 던졌다. 개원의사들의 이러한 반발은 정부가 의료현실은 무시한 채 의료산업의 시장확대만 고려해 원격의료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급만 허용? 현실성 없어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원격진료안에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정된 원격의료를 내세워 조건부 수용입장을 밝혔다.

 

원격의료 논의가 생각보다 진척돼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를 외칠 수 없었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미 병원과 보건소에서는 원격의료가 시범적으로 시행된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시범사업이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최근 개최된 원격진료 보험급여 방안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 분포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토론회에는 개원의 대표는 한 명이 참여한 데 반해 대학병원을 갖춘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관계자는 3명이 참여했다.

 

원격의료가 시작되면 병원급도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병원이 참여하면 여러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된 병원의 경쟁력은 의원급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설령 원격진료가 의원급에만 허용된다 하더라도 새로운 파이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대면진료를 대처하는 형태의 원격진료이므로 개원의 사이의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이다.

 

▽의료사고에 대한 대처?

대면진료로 이뤄지는 현재 의료 현장에서도 의료사고 발생 시 의사가 겪는 고초는 크다.

 

의사들은 의료사고가 일어날 경우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보거나 병원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 심할 경우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원격진료는 의료인이 환자를 직접 대면 진료하지 않으므로 오진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원격진료는 기존 대면진료에 대한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아니다. 때문에 의료사고 시 구체적인 법적 책임과 한도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원격진료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의사들의 지적이다.

 

원격진료로 인한 환자들의 정보유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원격진료가 시행되면 의사뿐만 아니라 의공학자, 컴퓨터 전문가, 통계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가 관여하게 된다.

 

환자의 정보가 유출될 경우 유출 경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대처하기가 곤란한 것도 의사들이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이유다.

 

▽성분명처방 요구 고개 들 수도

원격진료를 통해 전자처방전을 환자에게 발행하는 경우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이 원격지에 제대로 갖춰져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환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이 틈을 타 약사는 성분명처방을 요구할 개연성이 크다.

 

또한 원격진료를 하다보면 고유의 진찰행위에 대한 인식이 왜곡돼 처방전 리필을 요구할

수도 있다.

 

성분명처방과 처방전리필이 현실화 된다면 의사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올바른 원격의료 방향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료인-환자간 원격진료는 원격진료의 주체인 의료인 다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중단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원격진료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지, 원격진료의 대상은 누가 될 것인지, 수가는 어떻게 책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 상당한 이권이 보장되는 전자처방전의 관리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원격진료에 의해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 책임 및 그 한도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게 의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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