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로 인한 의사들의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신종플루 관련 ‘대국민 담화문’은 가뜩이나 원격의료와 수가협상으로 피곤한 의사들을 더 지치게 하고 있다.

정부가 의사들에게 열이나 기침, 콧물 등 호흡기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라고 권고한 게 발단이다.

실제로 정부의 담화문 이후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단순한 기침이나 약간의 콧물만 흘러도 막무가내로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항바이러스제 투약 권고는 성급한 판단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일선 의사도, 병원을 찾은 환자도 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비 고위험군 환자일 경우 신종플루 확진환자에게만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도록 제한했다.

단순 의심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려면 신종플루 확진검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확진검사에서 신종플루로 판정되지 않았을 때 높은 비용이 의사와 환자의 발목을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자 그동안의 지침을 뒤집고,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의심환자에게도 빠른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권고한 것이다.

최근 복지부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신종플루 의심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해도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동안은 불이익이 있었다는 얘기인가?

의사는 질병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 전문가다.

대국민 담화문 첫 문장이 “의사의 판단을 믿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행동해 달라”였다면 의료 현장이 지금보다 덜 혼란스럽지 않았을까?

정부는 질병에 대해 최고 전문가인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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