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집행부가 건강보험공단을 항의 방문한 데 대해 개원가의 반응이 싸늘하다.

23일 개원가에 따르면 의사협회가 수가협상 과정의 부당성을 지적하겠다고 나서 놓고, 정작 책임자에게 항의하지 못한 채, 짧은 시간 만에 철수한 것은 단순한 쇼로 비쳐진다는 지적이 많다.

앞서 의사협회는 지난 21일 나현 부회장 등 상임이사 10여명이 건보공단을 항의 방문해 ▲일방 통행식 수가협상 ▲법정 만료일을 넘긴 수가 협상 ▲재정위원회 사전허가 ▲수가협상보다 부대조건 우선 등 수가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공단 측에서 이사장 면담을 거부하자 항의 방문단은 짧은 브리핑 후 철수했다.

개원의사들은 항의하러 갔다가 서둘러 철수한 것은 단순히 보여주기식 쇼를 목적으로 했기 때문이 아니었냐며 의사협회를 비판하고 있다.

A개원의는 “민초 의사들은 수가협상 결과를 기대했는데 성과를 내지 못하니 공단을 항의방문한 것 같다”면서 “집행부의 공단행은 정치적인 쇼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말 항의할 뜻이 있었다면 끝까지 기다려서라도 이사장을 만나고, 의사들의 뜻을 전했어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개원의도 “한 20분 정도 기다린 모양인데, 급한 사안인 만큼 만나줄 때까지 기다려야 정상 아니냐”면서, “쇼하러 갔다에 백만표를 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C개원의의 경우 “의사 대표들이 장관도 아닌 산하기관장에 문전박대를 당하다니 우리 위치가 이 정도라니 답답하다”며 씁쓸해했다.

그런가 하면 건보공단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D개원의는 “아무리 약속을 잡지 않고 갔다고 하더라도 한 나라의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에서 왔는데 마치 무슨 노조 깡패 대하듯 문전 박대할 수 있냐”고 분개했다.

한편 공단이사장의 면담 거부를 기회로 의협이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라고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E개원의는 “건강보험 거부 선언하고, 1주 뒤부터 계속 비보로 진료하자”고 제안했고, F개원의도 “불합리한 건강보험을 거부하면 진료를 거부하는 게 아니므로 어느 정도 의사들의 명분이 서는 것 아니냐”며 동의했다.

G개원의의 경우 “어차피 막다른 골목이다. 파업 아니면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며, 진료 자체를 거부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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