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증 환자에게 필요한 헤파린 가격 폭등 이후 중외제약을 비롯한 헤파린 공급 제약사들이 1.7배에서 최고 2.7배 이상 약가를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및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공성진 의원(한나라당)에게 19일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헤파린 원가상승에 따른 심평원 약가조정 과정에서 중외제약, 녹십자, 한림제약, 신풍제약, 휴온스 등 5개사가 최저 1.7배에서 최고 2.7배의 가격 인상을 요구해 헤파린 처방이 필요한 만성신부전증 환자 등의 약가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헤파린은 혈액투석 중에 혈액응고를 막는 물질로 만성신부전 수술환자, 심장 수술환자, 뇌경색 수술환자 등에게 필수적인 의약품이다.

현재 국내에 혈액투석 시 헤파린을 사용해야 하는 신부전증 환자의 규모만 3만 6,000명에 이른다.

돼지 췌장에서 추출되는 헤파린 원료는 전세계적으로 중국이 유일한 공급처였지만 ▲구제역으로 헤파린 공급용 돼지수 급감과 ▲미국 제약사들의 사재기 현상이 겹쳐 금년 상반기 동안 약 7달러였던 원료가가 75달러까지 10배 이상 폭등했다.

그동안 국내 헤파린 공급을 담당하는 제약사는 중외제약, 녹십자, 한림제약, 신풍제약, 휴온스 등 5개사였으나 원료가격 폭등으로 중외제약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가 공급을 중단했고, 중외제약은 지난 6월 30일 심평원 약가조정을 신청했다.

또한 지난 7월 19일 대한신장학회에 “(약가조정 없이)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헤파린 재고가 10월초 바닥날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헤파린 부족문제가 언론에 공개돼 ‘헤파린 파동’이 시작됐다.

현재 심평원은 화이자, GSK, 유영제약,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한국애보트 등 5개 제약사에 대체의약품 공급을 요청하는 한편,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급평위)는 헤파린의 약가 인상에 동의해 현재까지 4달째 협상이 진행 중이다.

공성진 의원은 “필수원료의 원가폭등으로 인해 제약회사가 제품의 출시를 중단하게 되면 이 문제는 고스란히 특정 약품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후대처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필수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약품에 대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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