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지난 1일 의장 후보자 등록절차를 공고했다.

의장은 대의원총회에서 선출한다. 올해는 4월 26일이 선출일이다.

후보등록 자격은 대의원이며, 후보등록 신청기한은 4월 14일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3일간이다.

무기명투표에서 재석대의원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로 선출하며,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는 다득표자 1, 2위 후보 만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하고 다득표자로 당선자를 가린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다수 후보들이 출마해 경쟁해 왔듯이 올해도 여러 후보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직접 출마를 선언한 일부 후보들은 언론을 통해 출마각오까지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각오들을 살펴보면 모두 천편일률적이다. 후보마다 하나같이 집행부를 돕고, 회원과 소통하겠다고 한다.

3년 전 당시 변영우 의장 후보도 “회원의 뜻에 따라 대의원회를 운영하겠다. 회원과 대의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변영우 의장에 대한 평가는 회장 위에 상왕으로 군림해 왔다는 평가가 많다.

변 의장은 의사협회 106년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회장을 불신임하는 총회를 이끌었다. 회원 다수가 노 전 회장의 불신임을 반대한다는 회원투표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했다. 불신임 후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회원투표 결과는 일부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10일 집단휴진을 3일 앞둔 시점에서는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휴진은 100% 실패할 거라며, 휴진을 포기하고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당시 집단휴진은 20.9% 참여율로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회원들을 선두에서 이끌어야 할 리더가 실패를 예고하는데 성공할 턱이 없다.

올해 의협의장에 도전하는 인사들에게 묻고 싶다. 집행부를 어떻게 돕겠다는 건가? 회원과 어떻게 소통하겠다는 건가?

지금은 표를 얻기 위해 듣기 좋은 말만 하면서 눈치를 볼 때가 아니다. 회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확인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

뒷짐 진 채 점잖게 회의나 진행하는 의장의 자리는 이제 없다. 그렇다고 사사건건 집행부 일에 관여하고 간섭하는 의장이 되라는 건 더더욱 아니다.

몇 가지 조언하자면 이런 거다.

지난해 구성된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에서 6개월간 격론 끝에 올해 임시총회를 거쳐 대의원 직선제가 확정됐다.

하지만 대의원 직선제를 받쳐 줄 고정대의원 정수 조정과 대의원 불신임 제도, 대의원 겸직금지 등은 부결됐다. 의장 후보라면 직선제를 받쳐 줄 관련 규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또, 협회의 중요 정책 결정에 한해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하자는 회원투표 도입도 부결됐다.

회원투표 도입은 노환규 전 집행부에서부터 뜨거운 감자였고, 혁신위에서도 격론 끝에 안 건으로 채택됐으나 임시총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최근 의협회장 선거에서 재임에 성공한 추무진 회장도 재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의장 후보라면 회원투표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하나 더 추가하면 KMA policy 구축 및 개정에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한다.

KMA policy는 정부의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의료전문가 단체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위해 내부조직ㆍ회무방침ㆍ보건의료정책에 대해 협회의 공식입장을 내놓는 것을 말한다.

이 공식입장은 회원의 의견을 모아 대의원회 정기총회에서 의결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므로 대의원의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회원과 소통하겠다는 판에 박힌 발언은 이제 그만 하자. 소통은 너무나 당연한 의장의 기본적인 의무다. 회원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는 의장이 이젠 나올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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