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새로 시작할 때는 막막하기 마련이다. 이때 선배들이 나서서 도움을 준다면 그만큼 고마운 일도 없다.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취업하기 위해 겪었던 일들과 취업한 이후의 경험, 영업사원으로서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후배들의 멘토를 자처한 사람이 있다. 코오롱제약의 손재현 과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손재현 과장을 만나 영업사원이 된 계기와 경험 및 노하우를 공유하게 된 계기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손재현 과장: 만나서 반갑습니다.

김소희 기자: 제약업계에서는 유명한 ‘한별이의 제약영업 나눔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분을 만나게 됐군요. 어떻게 제약 영업사원의 길을 선택했고, 어떤 이유에서 블로그나 책을 통해 노하우를 공유하게 됐는지 ‘사람 손재현’이 궁금해서 왔습니다.

손재현 과장: 물어보세요.

김소희 기자: 많은 직업들이 있을 텐데, 그 중에서 제약 영업사원이 된 결정적 한 방이 궁금합니다.

손재현 과장: 제 전공은 신문방송학입니다. 보통은 방송사나 신문사, 광고계로 진출하고요. 선배들을 보면서 저 역시 마찬가지겠구나 생각했죠. 그러던 중 제약사에 다니는 형에게 제약사에 대한 이야기, 제약영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됐고, 그때 ‘제약영업이 내 길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4학년 2학기 때 오로지 제약사에만 이력서를 넣었죠. 신방과 나와서 제약영업사원으로 지원하니 다들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죠.

김소희 기자: 관련 전공도 아니라서 취업하기까지 험난했겠네요. 그 과정들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할 수 있었던 걸까요? 신입사원에서 10년차 과장이 되기까지의 노하우도 그렇고요.

손재현 과장: 처음에는 계속 떨어졌죠. 그래도 계속 이력서를 넣었어요. 자기소개서도 계속 쓰고 면접도 계속 보다 보니 어느 순간 붙기 시작하더라고요. 계속 떨어지면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을 보는 것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공유한다면 제약 영업사원 취업을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취업했다고 끝난 게 아니더군요. 신입사원 때 힘들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계속 부딪히다 보니 노하우가 생기더라고요. 저만의 영업노하우가 쌓이고 경험이 쌓이니 그만큼 실적도 좋아졌습니다. 이걸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인 거죠.

김소희 기자: 현재 과장님이 운영하고 있는 ‘한별이의 제약영업 나눔터’라는 블로그가 그런 노하우를 모아둔 곳인 것 같네요. 경험담이나 노하우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대한 자료도 상당합니다.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손재현 과장: 2013년 10월, 제 경험담을 일기처럼 쓰기 위해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퇴근한 후 집에서 글도 쓰고 자료도 찾아서 정리해 올립니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귀가한 후 업계 이슈를 찾아서 올리고, 하루 있었던 일 중에 공유하면 좋을 내용들을 글로 쓰죠. 저도 업계 흐름이나 이슈를 알아야 제약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겸사겸사 공유하는 거예요.

김소희 기자: 매일 올리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하네요. 그래서 입소문이 난 걸까요?

손재현 과장: 거의 매일 글을 쓰니 노출 횟수가 그만큼 많아지죠. 그래서 사람들이 제약영업이나 제약사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 자연스레 제 블로그가 보인 것 같아요.

김소희 기자: 블로그에 이어 지난해 12월 ‘제약회사 취업하기 제약영업 성공하기’라는 책을 출간했네요. 더 많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책도 출간한 것인가요? 책을 출간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먼저 계획을 한 것인지, 아니면 출판사 등에서 제안한 것인지 알려주세요.

손재현 과장: 출판사에서 제약영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을 출판하기로 기획했는데, 마침 그 출판사 대표가 제 블로그를 봤다며 제안을 했습니다. 그게 2014년 7월이고요. 아예 생각하지도 않던 일이었습니다. 책을 준비하는 동안 정말 바빴습니다.

김소희 기자: 시간을 쪼개가며 만든 책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나요?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이 정리돼 있는 건지, 아니면 또 다른 이야기를 추가한 것인가요? 만나기 전에 서점에 들렀으나 재고가 없다고 해서 읽지 못했어요.

손재현 과장: 책은 블로그 내용을 많이 추려서 만든 거라서 내용이 블로그에 비해 양이 적습니다. 책은 제목처럼 제약회사 취업하기와 제약영업 성공하기 등 총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취업하기 부분은 신방과 출신인 제가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합격하기까지의 경험담을 담았습니다. 제가 어떤 식으로 자소서를 썼고 어떤 식으로 면접을 봤는지, 뭘 준비했는지 등 당시 직접 경험한 내용을 담았죠. 여기에 한 40여개 제약사의 대표제품이 무엇인지 정리해 이것을 활용해도 좋다고 소개도 했고요.

제약영업 성공하기는 신규상품을 랜딩하는 것이나 병원을 새로 거래하는 방법 등에 대해 저만의 노하우를 정리해놨습니다. 제가 그 동안 직접 경험하고 느낀 부분을 중점으로 담았습니다.

 
 
김소희 기자: 책을 출간한 지 3개월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반응은 어떤가요?

손재현 과장: 아무래도 제약사의 일반 영업사원이 처음으로 낸 책이라서 그런지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더라고요. 신입사원들이나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선배들의 이야기만큼 와 닿는 것도 또 도움이 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반응이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김소희 기자: 회사나 의사들의 반응도 궁금하네요.

손재현 과장: 회사에서도 좋아했고 검증 등 많이 도와줬습니다. 코오롱제약뿐만 아니라 코오롱그룹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게 됐으니까요.

일단 원장님들께는 조심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우리 영업사원들끼리는 성공할 때까지 실패해도 된다며 이야기할 수 있으나, 제약 영업사원들의 고객인 원장님들의 입장에서는 그게 싫고 탐탁지 않을 수 있죠. 그래도 아는 분들은 다들 좋아해주세요.

그냥 제약사 영업사원이 되고 싶은 취준생이나 신입 영업사원들에게 그 동안의 제 경험담과 노하우를 털어놓는 의미라고만 생각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김소희 기자: 안티들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 인가요? 사실 안티가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습니다. 블로그가 활성화되고 인기를 얻고 또 책까지 출간하면서 그에 대한 고민을 했을 것 같아요.

손재현 과장: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내 경험담을 썼을 뿐인데, 왜 나를 싫어할까라고 생각했죠. 지금은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생각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그 분들께 감사해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안티의 대부분이 저와 같은 영업사원이니, 그냥 다 같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소희 기자: 마지막으로 영업사원으로서의 목표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손재현 과장: 제가 입사 후 점점 실적이 올라 회사 내에서 실적 1~2위를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올라오니 내려가기 싫더라고요. 코오롱제약 내 실적 1위를 목표로 삼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제약업계에서 실적 1위도 해보고 싶네요.

또 더 많은 노하우를 후배들을 비롯한 제약 영업사원들에게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2014년 6월부터는 직무 멘토링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식나눔 등 꾸준히 실천해 모두가 win-win했으면 좋겠네요.

책도 지금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출간할 계획입니다. 책을 위한 글도 쓰고 있고요.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빠르면 올해 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소희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 마음이 많은 취준생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네요.

손재현 과장: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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