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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선택은 안정 속 점진적 개혁39대 회장선거, 추무진 회장 재선…의사결정구조 개선 관건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5.03.23 6:10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의 선택은 투쟁보다 안정을 우선한 점진적인 개혁이었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추무진 현 회장(기호 2번)이 재선에 성공했다. 의사협회가 직선제를 도입한 2001년 이후 현 회장이 재선에 성공한 첫 사례다.

추무진 회장은 회무 연속성을 기반으로 한 점진적인 개혁을 내걸었다. 회원들은 투쟁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낮은 투표율과 당선자의 낮은 득표율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추무진 회장 3,285표로 당선…2위와 66표차
추무진 회장은 전체 유권자 4만 4,414명 중 1만 3,780명(31.03%)이 참가한 이번 선거에서 3,285표(24.07%)를 얻어 3,219표(23.59%)를 얻은 기호 1번 임수흠 후보를 66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제39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최종 결과

이번 선거는 우편투표와 온라인투표로 동시에 실시됐다. 우편투표의 경우 3월 3일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18일간 진행됐으며, 온라인투표는 3월 18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1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2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3일간 진행됐다.

우편투표는 유권자 3만 6,817명 중 7,849명이 참여해 투표율 21.32%를 기록했고, 온라인투표는 유권자 7,597명 중 5,931명이 참여해 투표율 78.07%를 기록했다.

추무진 회장은 우편투표에서 2,012표를 얻어, 2,148표를 얻은 임수흠 후보에게 136표 뒤진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추 회장은 온라인투표에서 1,273표를 얻어, 1,071표를 얻는데 그친 임 후보보다 202표를 더 얻어 합계 66표 차로 승리했다.

조인성 후보는 우편투표에서 1,887표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조 후보는 3투표함과 4투표함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온라인투표 결과를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온라인투표에서 1,252표를 얻는데 그쳐, 합계 3,139표로 3위에 머물렀다.

이용민 후보는 우편투표 779표, 온라인투표 1,432표 등 합계 2,211표를 얻어 4위에 위치했다. 이용민 후보는 온라인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는 저력을 보였지만 우편투표에서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송후빈 후보는 우편투표 889표, 온라인투표 903표 등 합계 1,792표를 얻었다. 5위를 기록한 송 후보가 득표율 13.13%를 기록함에 따라,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 모두 기탁금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선거 전 엇갈린 평가받은 추무진 회장
선거가 시작되기 전 추무진 회장의 재선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추무진 회장을 유력 주자로 평가한 인사들은 현직 의협회장직을 수행중이어서 인지도 면에서 타 후보를 압도한다는 점과, 불과 8개월 전에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실제로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추 후보는 5,106표를 얻어 3,653표를 얻은 박종훈 후보를 큰 표 차로 따돌리고 38대 의사협회장에 당선됐다.

당시 얻은 5,106표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여타 의료계 선거에서 얻은 표보다 많은 득표수이다.

반면, 추 회장의 재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인사들은 그가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아니어서 현 의료상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또,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선거대책본부장까지 맡아 자신을 도왔던 노환규 전 회장이 이번 선거에서는 돌아선 것도 악재라는 의견도 나왔다.

▽추무진 당선, 무기력의 승리 vs 예정된 결과
추무진 회장과 추 회장의 당선을 위해 뛴 인사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상당수 회원들이 이번 선거 결과에 실망하고 있다.

지난 주말 SNS 등에는 이번 선거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회원들이 많다. 추무진 후보에 대한 비판과 낮은 투표율에 대한 실망감이 뒤섞인 반응이다.

한 의사회원은 개표가 끝난 후 “다시 무기력한 3년을 보내야 하는가.”라는 글로 실망감을 표현했다.

또 다른 의사회원은 이번 선거에 대해 “모두의 패배이자 무기력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의사협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수 회원의 선거 참여와 당선자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는 게 회원들의 생각이다.

   
▲홍성수 참관인이 온라인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현황판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추무진 회장이 얻은 표 수는 2위를 기록한 임수흠 후보와 불과 66표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특히, 1위와 2위가 얻은 표를 모두 더해도 과반이 넘지 않는다. 지난해 38대 회장 선거에서 추 회장이 혼자 얻은 표가 5,106표(49.4%)다. 당시 선거는 후보가 3명 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추 회장이 이번 선거에서 얻은 표 수는 처참한 수준이다.

반면, 추 회장이 압도적인 승리를 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추 회장은 선거운동 기간동안 가장 조용한 선거운동을 했다. 일부에서는 ‘선거운동을 하기는 하는 거냐’라거나 ‘당선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등 비아냥까지 나왔다. 또, 공약집 등 홍보물도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수준이었고, 현장에서 보조하는 수행원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현직 회장이 재선만 생각한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았다. 추 회장은 선거운동기간 마지막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득권을 내려 놓고 선거운동을 했다. 내가 당선되는 것이 진정한 혁명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체 의사 대비 3% 득표율, 회무 추진 쉽지 않을 듯
이번 선거에서 추무진 회장이 얻은 3,285표는 투표 참여자 1만 3,780명(유효투표수 1만 3,646명)의 24.07%, 선거인 4만 4,414명의 7.40%에 불과한 득표율이다.

이는 전체 신고회원 11만 2,981명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의사회원수의 2.91%에 불과한 수치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 참여자의 76%, 선거인의 93%, 전체 회원의 97%는 추 회장에게 표를 행사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물론, 선거권을 선거 당해년도를 제외한 최근 2년간(2012년, 2013년) 연회비를 납부한 회원으로 제한했으므로(입회 2년 미만인 경우, 입회비 및 입회기간 연회비 납부자) 전체 신고회원수 대비 득표율을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다.

선거권을 주지 않아 선거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득표율을 따질 때 포함하는 것이 정당하느냐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모든 의사들을 대표하는 의사협회장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볼 때 낮은 득표율은 대표성 논란은 물론, 회무를 추진하는데 있어서도 방해요소가 될 전망이다.

▽그들만의 리그? 첫 재선 사례 의미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2001년 이후 치러진 직선제와 비교해 보면, 대부분 지표가 실망스런 수치를 보여준다.

투표율 31.03%는 직선으로 치러진 정기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정기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선거는 2009년 치러진 36대 회장 선거로 42.15%였다.

이는 보궐선거를 포함해도 2014년 치러진 38대 선거(28.96%)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치이다.

투표자수 1만 3,780명은 정기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자수다.

보궐 선거를 모두 포함해도 두번째로 낮다. 투표자 수가 가장 적은 선거는 2014년 보궐선거로, 1만 449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선거권을 3년 회비납부자로 제한해 선거인수가 3만 6,083명에 불과했다.

추무진 회장의 득표율 24.07%는 역대 당선자 중 두번째로 낮은 득표율이다.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당선자는 2006년 34대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장동익 회장(21.89%)이다.

하지만 당시 선거에는 8명이 출마했다. 8명이 경쟁한 끝에 얻은 21.89%와 5명이 경쟁한 끝에 얻은 24.07%를 비교해 보면 후자가 더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추무진 회장이 얻은 득표수 3,285표는 역대 당선자 중 가장 낮은 득표수다. 이번 선거 전까지는 정기선거와 보궐선거를 통틀어 4,039표를 기록한 장동익 회장이 가장 낮은 표를 얻어 당선된 회장이었다.

추 회장은 근소한 표 차로 당선됐다. 때문에 의협 집행부가 의사결정을 하면, 회원들은 이를 따르는 게 아니라 관심을 아예 끊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역대 직선 의사협회장 선거 결과

하지만 추 회장은 현직 회장이 재선에 성공한 첫 주인공이 됐다.

과거 신상진 회장은 2001년 32대 회장선거에서 74.9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됐으나, 2003년 치러진 33대 회장선거에서 20.40%를 얻는데 그쳐 낙선했다.

당시 당선자인 김재정 회장이 얻은 득표율은 38.48%였다. 현직 회장이 당선자에게 두 배 가까운 득표율 차이로 진 것이다.

2007년 35대 회장선거에서 31.68%를 얻어 당선된 주수호 회장은, 2007년 치러진 36대 회장선거에서는 31.29%를 얻어, 33.93%를 얻은 경만호 회장에게 패배했다.

이 같은 결과는 현직 회장의 재선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직 회장이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회원들은 추무진 회장의 지난 8개월을 성공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는 평가를 유보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추 회장의 8개월을 실패했다고 폄하할 수는 없어 보인다. 어쨌든 그는 선거에서 이겼고, 회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추무진호, 안정 속 개혁 가능한가?
선거는 끝이 났고, 유권자의 선택은 추무진이었다. 회원들은 ‘혁명’, ‘투쟁’이 아닌 ‘안정 속의 개혁’을 선택했다.

추 회장은 지난 8개월 동안 가져 온 기조대로, 안정적인 회무와 회무의 연속성에 무게를 두고 회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안정적인 회무를 바탕으로 점진적인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곧바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4월 26일 개최 예정인 제67차 정기대의원총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추 회장은 지난 1월 25일 임시총회에서 부결된 ‘대통합혁신위원회 정관개정안’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혁신위는 지난해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구성이 의결되면서 탄생한 기구로, 변영우 의장과 추무진 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8월 13일 혁신위 TF 회의를 시작으로 올해 1월 3일 최종 회의까지 약 5개월 동안 활동했다.

이 기간 혁신위는 전체회의 7차례와 공청회 1회를 개최한 후, ‘정관개정안’을 의결하기 위안 임시총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막상 임시총회에서는 대의원 직선제 도입, 대의원 선거구 명시, 불성실 대의원 자격상실제도만 가결된 채, 대의원의장 및 대의원 불신임 도입과, 고정대의원수 조정, 회원투표 도입 등 핵심 개정안은 부결됐다.

특히, 대의원의장 및 대의원 불신임 도입(안)을 의결할 때는 일부 대의원이 자리를 비워 정족수 미달 사태가 일어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추 회장은 임시총회 직후인 지난 1월 2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혁신위는 최소한의 개선안을 마련해 임시총회에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만 통과됐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추 회장은 “임총에서는 지부 대의원을 직선제로 뽑는다는 원칙만 통과돼 부담스럽다. 회원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는 구조로 가야 한다.”라며, “제가 회장으로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추무진 회장이 주장하는 ‘안정 속의 개혁’은 회원의 뜻이 반영되는 ‘의사결정 구조’를 완성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는 낮은 투표율과 당선자의 낮은 득표율이 숙제로 남았다.

추 회장은 안정 속 개혁을 위해 이번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대다수 회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 장ㆍ단기 과제를 선정하고, 대국민ㆍ대정부ㆍ대국회ㆍ대언론 전략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추무진 회장의 갈길이 멀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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