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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발언은 명예훼손, 묵과하지 않겠다”[생생인터뷰]인하대학교 의대 사회의학교실 이훈재 교수
김소희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5.02.12 6:2

지난해 12월 13일 방송된 KBS ‘추적 60분- 에이즈환자의 눈물’ 편의 후폭풍이 거세다. 방송 직후 수동연세요양병원은 방송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이 자료에 이훈재 인하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가 언급됐다. 이훈재 교수는 오히려 수동연세요양병원 측의 주장이 허위라며, 명예훼손으로 병원장을 고소했다. 이훈재 교수는 본지가 지난해 12월 29일 보도한 수동연세요양병원장 인터뷰를 보고, 같은 형식의 인터뷰를 보도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이훈재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교수님. 에이즈환자 편이 방송된 이후 많은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훈재 교수: 안녕하세요,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네요.

김소희 기자: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교수님께서 병원장을 고소했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이훈재 교수: 우선 병원장이 낸 보도자료에 보면 ‘간병사와 환자가 서로 좋아해서 성관계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이O재 교수의 발언도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제가 직접 한 말이라기 보다는 병원장이 2011년 11월에 진행된 회의에서 한 말을 지적하기 위해 지난 2013년 11월에 진행된 기자회견 때 말한 것입니다.

김소희 기자: 당시 상황이 어땠나요?

이훈재 교수: (당시 기자회견 녹화 동영상을 보여주며) 기자회견에는 에이즈환자와 간병인, 에이즈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병원장은 방청인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먼저 와서 자신의 병원을 고발하려고 온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묻더군요.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병원장이 녹음기를 들고 내용을 녹음했고, 공익인권 변호사가 녹음을 하지 말라며 녹음 시 불법이라고 저지했음에도 병원장은 녹음을 계속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제가 마이크를 잡고 나선 거죠. 병원장에게 녹음하라고 하고 ‘성폭행이 아니라 좋아서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나중에 말하는 분들이 계세요. 근데 의사가 다인실에서 환자와 좋아서 성관계를 근무 중에 하는 것은 용인될 수 있는 것이냐’라고 말했죠. 그런데 병원장은 마치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은 괜찮다고 평소에 말하고 다니는 것처럼 필요한 부분만을 편집했더군요. 제가 말하는 의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인데 말이죠.

김소희 기자: 그런데 병원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억울하다며 녹음파일을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훈재 교수: 녹음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회의에는 국가에이즈모니터링단인 정부 관계자, 교수, 간호사 등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이 회의록을 교차체크하면서 빠진 부분은 없는지,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검토했습니다.

(회의록을 보여주며) 회의록에도 나와 있듯이 병원장은 회의에서 ‘병실에 여러 사람이 있고 간호사가 수시로 병실을 오갔으며 환자가 의식이 있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위협을 느꼈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상황을 알렸을 것이며 소리를 질러서라도 도움을 요청했을 텐데 그런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이 좋아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소희 기자: 그렇군요.

이훈재 교수: 이와 관련해 성폭행 가해자도 만났습니다. (가해자와의 대화 녹음파일을 들려주며) 가해자는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할아버지는 아닌데 제가 할아버지를 좋아했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에 대해 양심선언 성격의 진술서도 작성했고요.

김소희 기자: 교수님께서 경찰서로 이송된 성폭행 사건에 대해 소를 취하했던데요. 병원장 역시 고발된 내용 모두 무혐의, 기각 처분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훈재 교수: 2011년 12월 성폭행 문제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습니다. 이게 공식적으로 온 회신서입니다. (회신서를 보여주며) 인권위는 각하한 이유에 대해 인권위가 처리할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에 각하하지만, 진정 내용이 중요해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관할 경찰서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돼 있습니다. 즉, 민간영역에 대해 직권조사가 불가능해 직접 조사할 수는 없지만 문제가 있어 경찰서로 이송한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인 거죠.

김소희 기자: 그런 내용이었군요.

이훈재 교수: 인권위의 회신서는 경찰서로 이송된 지 5개월 후에 왔습니다. 피해자가 여전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에서 성폭행 당시 상황에 대해 떠올리며 설명을 해야 하는 고통과 병원을 옮겨야 하는 문제 등 이중 삼중의 피해를 감수하게 할 순 없었습니다.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이 없다고도 않고 피해사실을 말하지도 않을 테니 경찰조사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중에 다른 문제와 함께 다시 제기하겠다는 생각으로 소를 취하하게 된 것입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피해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같았습니다.

김소희 기자: 그러다 사망사건이 발생하게 된 거고요?

이훈재 교수: 그렇습니다. 사망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에이즈단체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2013년 12월에 열린 기자회견입니다.

   
 
김소희 기자: 병원장은 사망한 환자의 어머니의 진술서와 담당 주치의의 소견서를 토대로 사망이 예견된 상황에서 병원에 왔고, 질병을 이기지 못해 자연사하게 된 것으로 나와 있다고 주장하던데요?

이훈재 교수: 그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사망이 예견된 환자가 어떻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외래진료를 받으러 갔겠습니까. 기본적인 조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송이 나간 후 담당 주치의와 통화를 했습니다. (녹음된 통화내용을 들려주며) 주치의가 말하길 ‘먹는 약만으로도 유지되는 상황으로 전원이 가능한 안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전원을 시킨 것이다. 소견서에는 갑작스러운 사망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환자라고 했다. 이것을 사망이 예견된 환자라고 해석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했고요.

주치의는 또 환자와 보호자에게 콩팥이 좋지 않기 때문에 꼭 수액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김소희 기자: 그런데 수액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거고요?

이훈재 교수: 사망사건 이후 의무기록 등 병원 실태조사를 실시한 질병관리본부의 조사기록을 보면 병원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나옵니다. 급성 호흡곤란이 온 후 환자가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해달라고 했지만 병원은 보호자에 연락했고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았다고 돼 있더군요. 말도 안 됩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의식이 있는 환자의 요구는 따라야 합니다. 질병관리본부도 이러한 위반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가 확인한 결과, 사망자의 의무기록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수액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병원은 환자가 수액치료를 거부했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됩니다. 의료행위는 환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되, 판단은 의사가 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환자라면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병원으로 보내야 합니다. 이것이 법에 명시된 의사의 책임인 거죠.

질병관리본부는 이와 관련해 통상적인 사업평가에 인권침해 문제도 함께 다뤘고, 그 결과 위탁 취소 및 예산 지원 중지 여부를 결정한 것이죠.

김소희 기자: 기자회견 이후 병원장과의 만남이나 통화는 없었나요?

이훈재 교수: 질병관리본부의 실태조사가 나오고, 성폭행 가해자가 성폭행 사실을 시인한 후 그 동안 문제가 됐던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더군요. 그리고 그 다음 전화가 왔습니다.

(녹음된 통화내용을 들려주며) 성난 환자들을 달랠 방법에 대해 묻길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지 대충 정리하려고 하는 거라면 전화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병원장이 그럴 각오 없이 연락한 게 아니며 무마하기 위해 글을 올린 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김소희 기자: 사과를 한 거네요?

이훈재 교수: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방송인터뷰에서 ‘과거에 일어난 일이며 지금 와서 너희 병원 망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또 감사원의 공익감사 무혐의, 감염인 차별에 대한 인권위 진정 기각, 의료조치 미흡으로 인한 사망 및 인권침해에 대한 인권위 진정 기각, 성폭행에 대한 인권위 진정 소 취하 등을 통해 억울하다고 하더라고요.

감사원의 감사는 병원이 아닌 국가기관에 대해서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모니터링단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엄정하게 조치하지 않은 질병관리본부에 대해 감사를 청구한 것으로, 감사원은 질병관리본부가 부족하기는 하나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기각한다고 한 것입니다.

인권위 진정 기각의 경우, 인권위가 조사를 해보니 인권위가 개입해서 취할 실효성 있는 조치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이미 질병관리본부에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병원의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예산지원 중단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인권위에서 할 수 있는 추가적인 조치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병원이 문제가 없어서 나온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죠.

   
 
김소희 기자: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요? 병원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훈재 교수: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말해 제 명예가 실추됐습니다. 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1월 중순 명예훼손죄로 병원장을 고소했습니다. 다음주에 고소인 조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성폭행 문제 증거인멸,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해 의뢰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습니다. 명예훼손과 여러 과실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의뢰하는 것은 물론, 의사협회에 윤리적인 심판도 청구할 계획입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대해서는 실무자들이 진료비 과잉청구와 함께 환자 권리 등에 관한 보건의료기본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환자 권리장전에 관한 법률 등과 관련해 담당 부서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자를 대상으로 공무원법 위반으로 문제를 제기할 생각입니다.

김소희 기자: 장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이훈재 교수: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십시오.


김소희 기자  thgmldi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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