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대 경기도의사회장 선거가 오는 2월 27일(금) 치러진다. 1월 27일 경기도의사회 선관위가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한부현 후보(경기도의사회 부회장)와 현병기 후보(전 오산시의사회장)의 양자대결이 성사됐다. 1월 28일 치러진 기호 추첨에서는 한부현 후보가 1번, 현병기 후보가 2번으로 결정됐다. 이번 선거는 우편투표와 전자투표로 실시되며, 최근 3년 간 회계년도 중 2회 이상 회비를 낸 회원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추천서 파동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질 수 있을 지 우려를 낳고 있다. 본지는 한부현 후보와 현병기 후보를 만나 직접 들은 출마를 결심한 배경과 주요 공약을 소개한다. 단, 이번 인터뷰는 두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한 직후 진행됐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후보님.

현병기 후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출마기자회견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서 왔습니다.

현병기 후보: 잘 왔습니다.

장영식 기자: 출마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병기 후보: 저수가의 근본적인 개선 및 제도 개혁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쉽지 않은 목표네요. 초석을 다지기 위한 방안이 있나요?

현병기 후보: 제도를 고치려면 정부와 의사가 충돌할 수 밖에 없어요. 의사들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합과 결속이 선행돼야 합니다. 의사들을 하나로 묶는 데는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구체적인 방안을 들어볼까요?

현병기 후보: 의사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가급적 많은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저는 경기도의사회의 주요 의사결정은 인터넷 투표로 결정할 계획입니다. 회원들은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회무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반모임을 활성화하고, 회비는 회원을 위해 사용할 계획입니다.

장영식 기자: 경기도의사회관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죠?

현병기 후보: 제가 당선되면 임기중 반드시 해결할 겁니다. 임기 1년 동안 회장이 사용하는 업무비를 사용하지 않고, 회관 문제를 해결하는데 쓸 겁니다. 일정부분 회원들에게 도움도 구할 거구요. 제가 먼저 솔선수범을 하면 회원들이 도와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선거 구호와 공약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먼저, 선거 구호를 ‘강한 경기도, 강한 의협’으로 정했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현병기 후보: 회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의료 현안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겁니다. 특히 의사협회와 경기도의사회가 단독으로 정부와 국회, 타 보건의료단체와 상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거죠.

장영식 기자: 조인성 현 집행부는 의사협회와의 공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죠?

현병기 후보: 그렇습니다. 포괄수가제와 집단휴진 때 경기도의사회는 의사협회와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로 인해 노환규 전 회장이 힘들어했죠. 만약 당시 경기도의사회가 의사협회를 적극 도왔다면 지금보다 나은 결과를 얻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기자회견 때 경기도의사회의 역할을 강조했었죠?

현병기 후보: 경기도의사회는 의협 산하 지역의사회 중 의사 수가 두 번째로 많아요. 결국 경기도의 협조 여부가 의협에서 정책을 추진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경기도가 도와주면 의협의 힘이 강해지고, 손을 빼면 힘이 약해집니다.

장영식 기자: 공약을 보니, 의사들의 전문성과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네요?

현병기 후보: 사무장병원과 의료생활협동조합을 빙자한 사무장병원을 직접 신고하고 적극 대처할 계획입니다. 비의사의 지역보건소장 임명을 저지하고, 보건소의 진료를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겠습니다. 그리고, 의약분업 재평가와 선택분업도 요구할 겁니다.

장영식 기자: 전공의에 대한 배려가 특히 눈에 띄던데요?

현병기 후보: 전공의는 의료계의 미래입니다. 미래의 의료계 리더들을 지켜주고 함께 나아가는 건 선배의사들의 의무입니다.

장영식 기자: 전공의를 위해 준비한 공약을 설명해 주시죠.

현병기 후보: 인턴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익명 상담창구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들이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듣고 함께 해결해 나갈 겁니다. 그리고 인턴과 전공의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현실화를 위해 병원단체와 협조하고, 이들의 사회진출을 돕는 예비교육 세미나도 준비할 계획입니다.

장영식 기자: 과거 오산시의사회장을 역임했었죠?

현병기 후보: 지난 2000년 오산시의사회 총무이사로 의권쟁취 투쟁에 앞장섰습니다. 이후 전임 회장님의 추대로 회장을 맡았습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2회 연임했구요.

장영식 기자: 당시 지역의사회를 맡으면서 안타까웠던 점이 있다면요?

현병기 후보: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일하던 많은 분들이 의료현안에 떠밀리고 협회에 실망해 점차 의사회를 멀리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그 때마다 참담하고 안타까웠어요.

장영식 기자: 무엇이 문제였나요?

현병기 후보: 의사회는 직역 간 시각 차이로 의견이 조율되지 않고 대립으로 인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회원들이 서로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료의사를 인정하고 협진하는 마음으로 이해하고 존중해야 만이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기자회견에서 한부현 후보는 좋은 분이지만 지역의사회 회장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했죠?

현병기 후보: 개인적으로 좋은 분이지만 교수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정부와의 싸움에서 누가 더 어울릴 지 회원들이 판단해 주길 바랍니다.

장영식 기자: 한부현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 당시 무공약이란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병기 후보: 회장선거에 도전하는 분이 회원과의 약속이라고 할 수 있는 공약을 내놓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장영식 기자: 현 조인성 집행부를 평가한다면요?

현병기 후보: 조인성 회장은 공약의 80~90%를 이루었다고 하는데,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해 보니 현실적으로 거의 없더라구요. 집행부의 성과는 조인성 회장이나 한부현 후보(부회장) 등 집행부 스스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회원이 평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장영식 기자: 그렇죠. 지역의사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현병기 후보: 가장 큰 존재이유는 지역 회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양방향 소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임기중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회무를 추진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의료현안을 회원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지역회원에게 속속들이 현안을 알리고 이해시키면, 회원들도 의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겁니다.

장영식 기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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