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규제 기요틴에 맞서 단식에 돌입한다고 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규제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및 보험적용 확대 추진 등을 포함한 ‘규제 기요틴’을 발표했다.

그러자 의료계는 규제 기요틴은 의료의 본질을 훼손하는 중대 사안이라며, 원점에서 재논의 하지 않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한 저지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추무진 회장의 단식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추 회장은 이번 단식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기요틴 과제의 해악을 알리고, 회원의 결집을 유도해 내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의료계에 공세를 펴고 있는 만큼, 협회장이 단식을 하기 보다는 각계각층 인사를 설득하러 뛰어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 단식은 면피할 때나 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추 회장은 지난 6월 회무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줄곧 결단을 내려야 할 때 결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추 회장은 지난해 7월 회원들이 반대하면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의정합의도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막상 복지부 실무자를 초대해 원격의료 시범사업 관련 설명회를 추진하다가 유야무야됐다.

공정위 벌금 납부 문제가 불거졌을 때나, 비대위와 갈등이 떠올랐을 때는 대의의원회와 함께 문제를 풀어가려는 태도를 보였다.

좋게 보면 집행부와 대의원회의 협력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나쁘게 보면 집행부가 대의원회에 지나치게 의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규제 기요틴이 발표된 지난해 말에도 단계적인 투쟁 계획을 발표해 회원들에게 실망을 끼쳤던 그다.

적어도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시작될 때나, 규제 기요틴이 발표됐을 때 정부를 향해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추 회장은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신중한 태도로 비판받아 온 추 회장엔이 단식 카드로 칼을 빼 들었다.

회원이 협회와 책임자를 비판하는 것은 회원의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지금은 규제 기요틴을 상대해야 하는 비상시국이다. 선거용 보여주기 아냐는 비판은 잠시 접고, 그의 결단을 지켜보자.

비판보다는 의협수장의 단식이 헛되지 않도록 충분히 알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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