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흥청망청’ 호화판에 업체접대로 얼룩진 정부기관들의 해외출장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해마다 국감에서 제기되는 단골 ‘메뉴’지만 여전히 나아진 점은 없어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과 함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적도 비켜갈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1일 보건복지위원회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은 건강보험공단 임직원들이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해마다 비슷한 해외출장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은 올해 건강보험재정적자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험자로서 재정절감 노력을 호소하고 각종 절감대책을 쥐어짜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관광성 해외출장 행태를 보고 있자니 과연 절감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국민연금공단 전광우 이사장은 해외출장 때마다 항공기의 1등석만을 고집하며 호화판 출장을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전 이사장은 행사 주최측에서 비즈니스석을 제공하자 공단 측에서 추가 비용까지 부담해 1등석을 탔으며, 이같은 좌석 업그레이드를 위해 여비지급처리지침까지 개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들은 비즈니스석도 ‘황송’하지만, 공단 이사장쯤 되면 1등석 ‘정도’는 타줘야 한다고 생각했나보다.

해외출장 비용을 피감업체가 부담하는 경우도 있어 과연 공정한 실사가 이뤄질까에 대한 의구심도 숨길 수 없다.

지난 7일 식약청 국감에서는 의약품 수입업체가 부담한 식약청직원들의 최근 3년간 출장비용이 3억 4,000만원에 이르는 것이 밝혀졌다.

또 각각의 해외출장에 지출되는 비용도 과도하거나 같은 국가임에도 금액이 두 배 이상 큰 차이를 보이는 등 천차만별이어서 접대성 비용의 의혹이 짙다.

한술 더떠 식약청은 의약품 원료 해외제조사 실사에 따른 출장비용을 수익자부담으로 시행규칙에 강제해 놨다.

수입 등재약품 원료의 해외 제조사 실사를 하는데 그 비용 전액을 수입업체가 부담한다면 실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내년 국정감사에서는 부디 똑같은 메뉴가 도마 위에 올라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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