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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대 수가는 사각지대에 있다”[생생인터뷰]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교수
김소희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4.12.24 6:6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8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입원환자식(식대) 수가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대 수가는 지난 2006년 급여 전환 후 2014년 기준 원가 86% 수준으로 9년째 동결돼 500병상 규모의 병원의 경우, 연간 4억여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두 협회는 식대 수가를 개선하기 위해 자동 가격조정기전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를 진행한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병원의 식대 수가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와 관련해 이야기를 듣고 싶어 왔습니다.

김태현 교수: 네, 안녕하세요.

김소희 기자: 이번에 연구를 진행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김태현 교수: 상품이나 서비스 등의 가격이 오랜 시간 동결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원가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식대 수가가 고정돼 있어 힘들다는 의견도 많고, 질적으로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 식대 수가가 얼마나 원가를 보전해주는지 또,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얼마가 더 필요한 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김소희 기자: 많은 병원중 표본병원은 어떻게 정했나요?

김태현 교수: 대한병원협회에 등록돼 있는 총 2,995개의 의료기관을 종별, 병상규모, 지역수준을 고려해 8개 층으로 나누고, 임의 추출을 통해 237개 병원을 선정했습니다. 이 중 80여개 병원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았고,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보낸 77개 병원으로 통계치를 냈습니다.

김소희 기자: 77개 병원을 분석한 결과, 식대 수가와 원가 간 차이는 어떻게 분석됐나요?

김태현 교수: 평균 1인 1식당 847원 정도 적자 발생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복지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평균 식대 수가는 5,230원인 반면, 원가는 6,077원이었습니다.

김소희 기자: 끼니 당 847원씩 적자가 난다고 생각하니 병상 규모가 큰 병원의 손해가 상당할 것 같네요. 낮은 식대 수가는 어떤 문제를 야기하나요?

김태현 교수: 인건비와 재료비, 관리비는 물가상승에 따라 꾸준히 오르지만 식대 수가는 고정돼 있죠. 원가는 상승하는데 지원 받는 금액은 고정돼 있으니 결국 (곡선의) 곡을 맞추기 위해 질적 수준이 희생될 수밖에 없습니다. 필수 영양소가 아니라면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식단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또 인력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니, 추가 고용은 물론, 있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퇴직하는 거죠.

김소희 기자: 병원에서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는 그렇지 않잖아요.

김태현 교수: 병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각각의 가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의사나 간호사가 제공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는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오르고 있습니다. 어떤 수술이 몇 점, 내시경은 몇 점, 초음파는 몇 점 등으로 정해져 있고, 이 점수에 단가를 곱하면 자동적으로 수가가 오릅니다.

이에 반해 식사는 병원이나 의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지만 의료행위는 아닙니다. 식대 등 몇 가지는 몇 원으로, 점수가 아니라 금액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병원 내 다른 서비스와 달리, 해마다 오를 수 있는 기전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일종의 사각지대에 놓인 거죠.

물론 건보재정 부담 때문에 식대 수가를 올리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장기간 오르지 않으면 공급하는 업체나 병원의 급식 운영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하죠.

   
 
김소희 기자: 동결된 식대 수가는 병원운영 적자뿐만 아니라 환자가 먹을 식사의 질 저하도 초래할 것 같습니다.

김태현 교수: 아무래도 수익사업체기 때문에 식대 수가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계속 적자를 볼 수는 없으니 식대 수가에 맞추게 되고, 식대 수가에 맞추다 보면 영양 면에서 소홀해질 수 있죠.

김소희 기자: 그렇다고 환자의 식사의 질을 완전히 떨어뜨릴 순 없을 텐데요?

김태현 교수: 맞습니다.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줄인다는 것도 조심스럽죠. 환자나 가족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적자라고 해서 식대 수가에 맞춰 부실하게 할 순 없습니다. 친절도나 청결도, 급식 등도 환자들의 만족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장 손실이 나도 감수하는 거죠.

김소희 기자: 연구에서 도출된 적정 식대 수가는 얼마 정도인가요? 개선방안은요?

김태현 교수: 보다 나은 수준의 식사를 위해서는 현재보다 1,849원의 추가 보상이 필요합니다. 인건비와 식재료비 등 모두 반영하면 말이죠.

그러나 무엇보다 자동적으로 식대 수가가 조정되는 기전이 없다는 게 문제이므로 물가인상 요인을 반영한 식대 수가 조정 및 자동 조정기전을 마련해야 합니다. 의료행위에 관련된 수가협상을 해마다 하는데, 그때마다 식대 수가도 인상률에 맞춰 올려야죠.

김소희 기자: 병원이나 환자 모두에게 낮은 식대 수가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하신 거고요. 혹시 그 이후 복지부에 개선방안을 제출했거나 아니면 복지부와의 접촉이 있었나요?

김태현 교수: 최종보고서가 18일에 나왔고 당일 병원협회에 결과를 보고한 후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복지부도 어떤 내용인지는 알고 있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가 지난 9~10월경 만든 입원환자 식대 수가 개선을 위한 협의체에서 논의를 하고, 식대수가 인상까지 도출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에 식대 수가 협상이 있었으니, 내년 4~5월에는 협의안이 나올 것 같고 그 결과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소희 기자: 이번 연구를 통해 식대 수가가 9년째 동결이라는 걸 알게 됐고, 이로 인해 병원 운영 적자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도 알게 됐네요. 연구를 주도한 입장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김태현 교수: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조사하지 못한 병원들 중에서 오히려 수가가 원가보다 높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질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라고 예상하게 됐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판단한 기준은 일반식과 치료식, 조리사 및 영양사 수, 직영 및 위탁 여부 등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식사를 제공해야 이 만큼을 받을 수 있다는 기준이 없으며, 그 기준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즉, 몇 개 영양소가 들어가는지 등 어느 정도가 돼야 양질의 식사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거죠. 식대 수가가 5,000원일 때, 재료비는 2,000원이다 등의 기준이 없습니다. 병원에 따라 재료비에 사용되는 비용이 천지차이입니다.

식대 수가 인상 시 환자의 본인부담금도 올라가기 때문에 환자단체 등에서는 병원이 질적으로 더 나은 급식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냐, 그에 대한 보장이 없지 않느냐 등의 말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가 나아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따라서 누가 식사의 질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식대 수가를 올려주는 기전을 마련하려면 병원이 양질의 급식서비스를 제공하는지의 여부를 평가할 평가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그래야 환자들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김소희 기자: 병원과 환자, 정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안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태현 교수: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김소희 기자  thgmldi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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