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으로 코-프로모션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때 코-프로모션을 보면 협약을 체결했던 전적이 있는 국내 제약사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 그 동안 코-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신뢰가 쌓인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 대웅제약과 한국다이이찌산쿄가 대표적이다, 본지는 해당 제약사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는지, 반대로 코-프로모션 계약을 종료한 경우가 있는지 등에 대해 조명해봤다.

 
 
▽쿵짝이 맞는 제약사
국내사와 외자사 코-프로모션의 대표적인 예로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을 들 수 있다.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2010년 10월 항고혈압제 ‘트윈스타’, 2011년 11월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에 대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허가와 동시에 판매가 가능한 트윈스타, 트라젠타 등을 도입함으로써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코-프로모션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우 트윈스타가 국내 항고혈압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자, 유한양행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 이는 트윈스타 코-프로모션 체결 이후 트라젠타, 미카르디스(2012년 4월), 프리닥사(2012년 9월), 자디앙(2014년 9월) 등의 국내 마케팅도 유한양행에 맡긴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잇단 코-프로모션 계약 체결에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제품 영업을 담당하기 전보다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2008년 5,957억원, 2009년 6,30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반면, 2010년 6,792억원, 2012년 7,765억원, 2013년 9,436억원 등을 기록했다. 특히, 2014년에는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액 1조 100만원(2014년 12월 19일 기준)을 달성했다.

대웅제약과 한국다이이찌산쿄도 협력을 맺고 있는 대표적인 제약사다.

대웅제약과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지난 4월 고혈압ㆍ고지혈증치료제 ‘올로스타’(성분 로수바스타틴+올메사탄)에 대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대표는 코-프로모션 계약 체결 당시 “두 회사의 영업력이 합쳐져 큰 힘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양사의 협력관계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협력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코-프로모션 체결이유로 꼽았다.

대웅제약과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코-프로모션 계약은 지난 2005년부터 쌓인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

대웅제약과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지난 2005년 항고혈압제 ‘올메텍’ 도입을 시작으로, 2006년 ‘올메텍플러스’, 2009년 항고혈압제 ‘세비카’, 2013년 ‘세비카HCT’ 등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병ㆍ의원 마케팅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2006년 4,004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07년 4,842억원 ▲2008년 5,476억원 ▲2009년 6,137억원▲2010년 6,722억원(이상 3월 결산) ▲2011년 7,105억원 ▲2012년 6,690억원 ▲2013년 6,825억원(이상 12월 결산) 등으로 증가했다.

▽서로를 원하는 이유?
국내사와 다국적사 간의 지속적인 코-프로모션 체결이유 즉, 각 제약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국적사의 입장에서는 국내사의 영업력을 빌려 자신들의 제품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가 코-프로모션이다. 이때 이미 그 효과가 입증된 기존의 협력(국내)사와 새로운 코-프로모션을 체결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국내사 역시 새로운 다국적사와 협력관계를 시작하는 것보다는 상호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정립된 다국적사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유리하다. 코-프로모션 체결에 따른 수수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사의 경우, 협력관계가 좋은 다국적사를 통한 해외진출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 다국적사 제품의 코-프로모션을 통해 쌓인 신뢰를 기반으로 해외진출 시 국내사 단독으로 시장을 진입하는 것보다 수월하다는 게 국내사의 평가다.

A 제약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해당 의약품의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수월하기 때문에 다국적사와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라며, “이를 통해 신뢰를 쌓다 보면 해외진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라고 말했다.

B 관계자는 “생명과 직결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춘 즉, 영업력이 우수한 제약사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는 게 외자사들의 입장이다. 국내사도 그런 외자사와의 협력을 구축하는 게 시장확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엇갈린 운명, 이럴 때 헤어진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가장 이슈가 된 판권이전 사례로는 ‘메디폼’을 꼽을 수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5월을 끝으로 메디폼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한국먼디파마에 내줬다. 메디폼은 지난 2002년 제네웰과의 독점판권 계약체결 이후, 지난 2013년 연매출 2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일동제약의 대표 일반의약품 중 하나였다.

일각에서는 한국먼디파마가 일동제약보다 더 낮은 수수료를 제시한 게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메디폼의 마진이 과거처럼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일동제약이 자체 개발한 습윤드레싱재 ‘메디터치’가 지난 6월에 출시되는 등 일동제약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보령제약도 한국BMS의 자체 판매로 인해 ‘바라크루드’의 판권을 올해 1월 회수당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원개발사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해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경우, 코-프로모션을 체결한 국내사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좀 더 낮은 유통마진 및 수수료 제안 등이 온 경우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C 관계자는 “장기간 판권을 계약했던 국내사로부터 판권을 회수하거나 다른 제약사로 판권을 이전하는 것은 낮은 이윤이 가장 큰 이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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