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달에만 두 번의 해명자료를 냈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급평위) 로비 의혹과 관련해 기관의 입장을 전하기 위함이다.

첫 해명자료에서는 면밀한 확인과정을 거쳐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제도적 보완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두 번째 해명자료에서는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심평원은 이번 로비 의혹을 계기로 급평위의 공정성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얼핏 보면 신속하고 공정한 대응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심평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번의 해명자료 어디에도 심평원이 시민사회단체의 문제제기 이전에 이미 이번 급평위 로비의혹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없다.

비공개로 운영되는 급평위의 특수성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처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고 해명할 수 있음에도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이 사실은 다시 시민사회단체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심평원 해명자료의 투명성과 진정성에 금이 가는 순간이다. 또, 비난의 화살이 화이자가 아닌 심평원을 향하게 됐다.

심평원의 이 같은 조치가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내부적으로 소통의 문제가 있었는지, 철저하게 대외비로 운영되는 급평위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이유를 대더라도 핑계로 들릴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심평원이 이번 사안을 덮어두고 가려 했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다.

해명은 투명해야 한다. 투명하지 못한 해명은 또 다른 해명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에 대한 심평원의 해명이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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