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7월 백내장 수가 인하와 2012년 7월 포괄수가제 도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안과의사들. 올해는 국회에서 안경사법이 발의되고 관련 공청회까지 진행되는 등 안경사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안과의사회 문준웅 공보이사를 만나 최근 안과개원 환경과 안경사법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공보이사님?

문준웅 이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개원가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안과 개원 환경은 어떤가요?

문준웅 이사: 안과의 경우 보험진료와 비보험진료를 통틀어 지난해 보다 수입이 20~30% 정도 줄었습니다. 많은 안과의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장영식 기자: 언제부터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지요?

문준웅 이사: 올해 초부터 두드러지고 있어요. 4월 날이 따뜻해지면서 알러지 환자의 안과 방문이 늘어나는데, 올해 전혀 변화가 없었습니다. 여름에도 눈병환자가 늘어나는 게 보통인데 늘지 않았죠. 특히, 라식과 라섹을 하는 환자도 늘지 않아 걱정이니다. MBC 에서 보도한 후 이런 추세가 더 굳어졌어요.

장영식 기자: 말이 나온 김에 지난 8월 MBC PD수첩이 ‘알고하십니까? 라식ㆍ라섹 수술 부작용, 그 후’라는 제목으로 라식과 라섹 수술의 부작용과 문제점에 대해 보도했는데요, 당시 개원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문준웅 이사: 해마다 라식ㆍ라섹 등 시력교정수술을 받는 사람이 20만 명에 달합니다. 이미 수술을 받은 분들이 주위에 많이 있어요. 시력교정수술이 상식화돼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보도가 현장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영향이 컸어요.

장영식 기자: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였나요?

문준웅 이사: 방송의 위력을 실감했다고나 할까요? 문제는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장영식 기자: 당시 라식ㆍ라섹 관련 보도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나요?

문준웅 이사: 전체 인터뷰에서 일부만 발췌해서 사용하다 보니 내용이 변질됐어요. 게다가 방송사가 섭외한 사람이 안과전문의가 아니었어요. 전문의가 아닌 사람을 앉혀 놓고 전문가 의견인 것처럼 보도한 것 하나만 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장영식 기자: 알겠습니다. 안과의사 과반수가 포괄수가제 시행 직후 백내장 수술 감소를 경험했다고 들었습니다. 포괄수가제 여파는 어떤지요?

문준웅 이사: 지난해 8월 안과의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안과의사 48%가 포괄수가제 후 수술이 줄거나, 수술을 포기했다고 답했죠. 많이 줄어든 병원은 절반 이상 줄었을 겁니다.

장영식 기자: 그 이후 상황은 어떤가요?

문준웅 이사: 경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포괄수가제 직후 대폭 감소한 채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수술 건수가 계속 오르지 않고 있어요. 그나마 더 감소하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입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4월 17일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이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의 일부로 규정된 안경사 관련 규정을 별도로 독립해 규정하기 위한 ‘안경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지난 9월 18일에는 국회에서 안경사법 관련 공청회도 열렸죠.

문준웅 이사: 네, 알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안과의사 입장에서 안경사법의 문제점을 지적하신다면요?

 
 

문준웅 이사: 일반 국민이 보기에는 안과의사와 안경사의 밥그릇싸움으로 볼 수도 있어요.

장영식 기자: 억울하겠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문준웅 이사: 안경사법은 안경사에게 타각적 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한 타각적 굴절검사 등의 시력검사를 허용함으로써 안경사의 업무범위를 넓히고,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안경사들은 자신들의 교육과정에 타각적 굴절검사가 포함돼 있다며 교육을 받았으니 검사를 하게 해달라고 주장합니다. 일반 국민입장에서도 안경점에서 더 정확한 검사법으로 안경을 맞출 수 있다면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검사결과를 해석하고, 진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식견을 가지고 있느냐 여부입니다. 안과의사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문준웅 이사: 특히 타각적 굴절검사는 보험수가에 수가가 정해져 있는 의료행위입니다. 타각적 굴절검사를 하겠다는 것은 수가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죠. 국가 면허증시스템, 의대 교육과정은 물론이고, 건강보험 재정과도 맞물려 있는 거죠.

장영식 기자: 다른 이야기를 해 볼게요. 현재 원격의료가 저지가 의료계의 이슈입니다. 의사협회 산하 지역의사회와 직역의사회도 비대위를 구성했다고 하는데, 안과의사회는 구성했나요?

문준웅 이사: 지난 10월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비대위 조직을 구성했습니다. 안과의사회도 회장님이 위원장을 맡고, 임원 세명이 실행위원을 맡았어요. 개원의협의회가 성명서를 채택할 때 안과의사회가 성명서를 따로 제출했죠.

장영식 기자: 비대위 구성과 성명서 발표 후 구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문준웅 이사: 조인성 비대위원장이 최근 안과심포지엄에 와서 20분 정도 강의를 했습니다. 조인성 위원장은 무조건 반대하면 국민들에게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쳐진다고 말했습니다. 의료 접근성이 이렇게 좋은 나라가 세계 어디에 있다고 원격진료까지 하려고 하느냐는 게 안과의사들의 지적입니다.

장영식 기자: 안과의사들은 조인성 비대위원장의 발표에 공감했나요?

문준웅 이사: 조 위원장이 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니 참석자들이 수긍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피부로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안과의사들은 우선 현미경으로 봐야 하잖아요? 진료의 특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장영식 기자: 다시 안과의사회 이야기를 해보죠. 지난 2월 16일 회장 업무정지 회칙을 신설하고, 임시이사회 개최 조항을 완화했죠?

문준웅 이사: 맞아요. 그동안 안과의사회는 회장의 권한으로 모든 걸 할 수 있었어요. 안과의사회 재정이 늘어나다 보니 견제장치로 회장의 업무를 정지시킬 수 있는 회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장영식 기자: 김대근 회장님이 직접 제안했다면서요?

문준웅 이사: 올해 초 김대근 회장님이 직접 제안한 게 맞습니다. 정확한 조항은 ‘임시이사회는 재적이사 1/3 이상의 출석으로 성립되며, 일반 안건은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며, 회장 및 상임이사의 업무정지(대행인의 지정 포함), 부동산의 매매, 5,000만원 이상의 특별회계처리 등에 대해서는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입니다. 이를 위해 임시의사회 개최 조항도 완화했죠. 과거에는 임시이사회 소집요건이 재적이사 1/3 이상의 출석으로 성립했는데, 이제 재적이사 1/4 이상의 요구만 있으면 성립됩니다.

장영식 기자: 과거에도 회장을 불신임할 수 있는 장치가 있지 않았나요?

문준웅 이사: 예전에는 총회에서만 회장을 불신임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임시이사회를 개최해서 회장의 독주를 막을 수 있도록 했죠.

장영식 기자: 안과의사회 회무 방향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문준웅 이사: 안과의사들의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백내장 수가 개선과 회원들의 상실감 회복을 목표로 뛰고 있어요. 의사회의 규모가 커진 만큼 업무를 파트 별로 나눠서 운영할 계획입니다. 임원의 역할을 구체화되면 더 활발한 의사회 활동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고 있어요.

 
 

장영식 기자: 의사회 임원으로 처음 활동한 것으로 아는데요, 임원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요?

문준웅 이사: 현재 안과의사회 집행부는 7대 집행부입니다. 저는 처음으로 집행부에 합류했어요. 공적인 일이라면 공적인 일을 한 건데요, 가장 문제는 경험이 없다는 거죠. 보험 관련 일이라든지, 기자들을 만나서 관련 현안을 설명하는 일 등이 쉽지 않았어요. 임기는 2년인데, 이사직을 계속하는 분도 있고, 2년만 하는 이사들도 있어요. 저는 처음이다 보니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개원의사이다 보니 병원을 운영하면서 활동해야 하는 게 어려운 점입니다. 보통 의사로서 버거운 점이 더러 있었어요.

장영식 기자: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문준웅 이사: 의사회 일을 하기 전에는 병원만 생각했어요. 의사회에서 방침을 정하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비판적인 글을 올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안과의사회에 참여해서 일을 해보니 모두들 열심히 하는 겁니다. 일반회원이 원하는 성과를 내지는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거에요.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의사회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일반회원으로 돌아가면 비판보다는 응원을 할 계획입니다. 다른 분들도 임원들을 응원해 주면 좋겠어요. 의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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