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재평가를 위한 의사협회 대회원 설문조사 방식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의사협회 의약분업 재평가 TFT(위원장 윤창겸)는 지난 4일 19시 30분 의협회관 7층 사석홀에서 3차 회의를 열고 대회원 설문조사 내용과 방식, 비용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윤용선 위원(지인내과의원)은 “대회원 설문인 만큼 의사들만 아는 의약분업의 문제점을 알리는데 주력하자”며, “불법 임의조제와 고려되지 않은 대체조제, 불법 변경조제, 기계적인 복약지도를 조사하고 이를 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위원은 ▲성분이 전혀 다른 약제로 변경된 적이 있나 ▲약사들의 복약지도가 진료행위에 방해받은 적 있나 등을 설문문항의 예로 들었다.

또, 반감기가 긴 고지혈증약은 아침에 먹어도 되는데 약사는 기계적으로 저녁에 먹을 것을 권유해 환자들의 항의에 곤란한 적이 있었는지 조사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추가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윤창겸 위원장은 “의사들이 생각하는 의약분업의 문제점을 알려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고, 좌훈정 간사(의협 의무전문위원)는 “의사협회가 지난 여름 대체조제 관련 약국 불법행위를 조사한 자료가 있다”며, “이를 참고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윤용선 위원은 “지난 회의에서 논의된 ‘진료수입 중 인건비와 임대료 등 필요경비를 뺀 월 순소득’에 대한 질문의 경우 회원이 혼동할 우려가 있으므로 필요경비에 감가삼각비와 세금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좌훈정 간사가 “진료수입과 관련 질문은 의약분업 재평가 취지가 의사 수입 올리기로 비쳐질 수 있으므로 문항 삭제를 고려해 보자”고 하자, 윤용선 위원은 “필요한 사안이므로 조사해 놓고, 미공개하는 방법을 선택하자”고 제안했다.

설문 비용에 대해 윤창겸 위원장은 “가용예산은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비 5,500만원 정도이지만 설문 비용이 대회원 설문 1,000명에 7,000만원, 일반인 설문 1,000명에 2,000~3,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원식 위원(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은 “300명에서 400명 가량이어도 유의미한 설문이 가능하다”며, “대상을 줄이자”고 건의했다.

윤용선 위원은 “비용대비 효과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설문조사 목표를 확실해 해둬야한다”며, “의약분업이 잘못됐으니 여론 환기하자는 수준에서 정리할 건지, 아니면 설문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함께 추가 대책을 논의할 건지 의미를 명확히 하자”고 제안했다.

윤창겸 위원장은 “의약분업 재평가는 경만호 회장과 전재희 전 장관이 이미 공론화했으며, 약사회도 재평가 TFT를 만들었다”며, “복지부가 재평가에서 손을 빼지는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좌훈정 간사는 “정부가 재평가를 10년간 거부하다 건강보험재정의 연속성에 위기가 오자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하다 재평가 논의에 나온 것이니만큼 지금이 기회이다”고 언급했다.

윤창겸 위원장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설문 방법과 비용은 고려 대상 중 하나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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