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퇴임을 앞둔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이 최근 연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김 이사장은 퇴임 후 피부양자 자격이 되는 자신의 사례를 들어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불합리성을 역설했고,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 이사장은 소득 없이 반지하 셋방에 살며 생활고를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송파구 세 모녀가 매달 약 5만원의 보험료를 낸 반면, 5억원이 넘는 재산과 수 천 만원의 연금소득이 있는 전직 건보공단 이사장은 보험료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보수월액, 보유 부동산, 연금소득 등 개인적인 정보들을 다수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현 보험료 부과체계의 불합리성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현재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부과체계 개선과 관련된 정부안 발표에 뜸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이사장의 강수는 복지부에도 압박이 될 전망이다.

돌이켜 보면 김 이사장은 지난 3년의 임기 동안 자신의 판단이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다소 지나치리만큼 소신 행보를 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담배소송과 진료비 청구ㆍ심사ㆍ지불체계 개선 과제로, 이를 추진하는 공단의 입장에서는 김 이사장의 소신 행보를 ‘강력한 추진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들에게는 ‘과도한 욕심’으로도 보일 수 있다.

일례로, 진료비 청구ㆍ심사ㆍ지불체계 개선의 경우 유관기관인 복지부와 심평원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공단의 욕심이 과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 이사장이 임기 중 주력했다는 소통도 마찬가지다. 김 이사장은 임기 초부터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적극 활용해 직원들과 적극 소통했다. 지사 및 지역본부도 128차례나 찾으며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 결과, 공단은 공통된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강한 공단을 원하는 대다수 공단 직원들에게 최고의 경영자였던 셈이다.

그러나, 블로그 등을 활용한 김 이사장의 소통 행보는 기관 외부에 ‘과도한 욕심’으로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유관기관들과 일부 업무 추진에 있어 불협화음을 보였고, 공단의 행보에 견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단, 최근 김 이사장의 임기 말 행보를 볼 때 임기 중 김 이사장의 소신 행보를 단순히 ‘과도한 욕심’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김 이사장은 자신이 물러날 때를 알고 이사장 자리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리고 공단이 전사적으로 공들여온 부과체계 개선에 보다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신의 개인정보 공개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퇴임과 함께 블로그를 폐쇄하고 당분간 쉬면서 주경야독하겠다고 한다. 그간의 소신 행보가 개인적인 욕심 때문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듯한 마무리다. 김 이사장의 퇴장이 화려하지만 결코 사치스럽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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