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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 고시가 날 범법자로 내몰았다”[생생인터뷰]원영석 경기도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
김소희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4.10.27 6:8

보건복지부가 2006년 요실금 수술의 보험급여화를 추진했고, 비용 면에서 부담을 느꼈던 환자들이 수술을 받기 시작했다.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계속 늘어나자 복지부는 2007년 세부지침을 담은 요실금 수술 고시(2007-3호)를 발표했다. 새로운 고시에 따라 환자들은 요역동학 검사라는 것을 받고, 일정 기준에 부합해야만 보험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일부 산부인과 의사들이 보험급여를 받기 위해 검사(결과)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들 의사들은 복지부의 행정처분이 부당한 것은 물론, 고시 자체가 의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요실금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원영석 경기도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소희 기자: 안녕하세요, 요실금 수술 고시와 관련해 말씀을 듣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원영석 부회장: 안녕하세요, 먼 길 찾아오느라 힘드셨죠? 어떤 점이 궁금하신가요?

김소희 기자: 복지부의 요실금 수술 고시는 어떤 내용인가요?

원영석 부회장: 복압성 요실금이 주된 혼합성 요실금이 확인된 경우, 요실금 수술을 하기 전 검사기기를 통해 요역동학 검사를 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요실금 수술을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요역동학 검사란 방광에 생리식염수인 수액을 300cc 이상 넣어 음압이 -5 미만일 때 요누출압이 120cmH2O 미만인지 확인하는 검사를 말합니다.

김소희 기자: 논리적으로는 맞는 내용인 거 같은데요?

원영석 부회장: 아닙니다. 고시에 따라 요실금 수술을 하기 위해 수천만원의 검사기기를 구입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룰 줄도 몰라서 진단하는 기기인가보다 했죠. 그런데 막상 사용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억지로 방광에다가 생리식염수를 넣어 기침하게 해서 소변이 나오는지 보는 것이더라고요. 이건 검사용이라기보다는 연구용이었습니다.

더욱이 이런 검사를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요역동학 검사의 효용성에 대해 확인하는 연구를 각각 2011년과 2013년에 진행했는데, 두 연구 모두 의미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환자의 증상 만으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김소희 기자: 하지만 고시에 나와 있기 때문에 요역동학 검사를 할 수밖에 없잖아요. 검사가 불필요하다는 것 말고, 검사자체의 문제점은 없나요?

원영석 부회장: 요실금이 있는 환자 중 과민성 방광염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요역동학 검사가 쉽지 않습니다. 이 환자들은 차가운 수액이 들어가면 참을 수가 없죠. 고시에 따라 300cc를 넣으려고 해도 참지 못해 소변을 배출하고, 결국 제대로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죠.

복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카테터를 항문에 넣어야 하는데, 변비 환자인 경우 카테터가 잘 막힙니다. 하지만 요구하는 수치가 있어서 그에 맞추려면 여러 번 검사를 해야 하죠. 결국 환자들만 힘들어지는 거죠.

또 검사기기도 진단용이 아닙니다. 센서가 있어서 소변이 샜을 때의 요출압이 얼마인지 알려주는 것도 아닙니다.

김소희 기자: 그런데도 복지부는 이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 이유는요?

원영석 부회장: 복지부는 2006년 요실금 수술에 대해 보험급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자 요실금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우리 병원의 경우, 현재 한 달에 7~8명의 요실금 환자를 수술하고 있는데, 당시에는 한 달에 30~40명의 요실금 환자가 몰려왔습니다. 복지부 입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인 거죠.

또 삼성생명에서 요실금 수술 시 500만원, 재수술에도 500만원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을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보험상품이 나올 때만 해도 요실금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개복을 해야 했으니까요. 의학기술의 발달로 초간단 요실금 수술법이 개발될 줄 몰랐던 거죠.

김소희 기자: 복지부나 삼성생명 모두 재정적인 부담이 상당해졌겠네요. 그렇다고 갑자기 비급여로 바꾸거나 보험금 지급을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원영석 부회장: 그렇죠. 그래서 결국 복지부는 2007년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요실금 고시를 만들었습니다. 구체적인 시행지침을 만든 거죠. 산부인과 의사들은 고시가 있으니 그걸 따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서 검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세부지침 때문에 더 이상 환자들을 고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과민성 방광염이 동반된 환자들은 못 참기도 하고요. 또 검사기기가 고장이 잘 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치가 제각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보정할 수 있는지 기기업체에 문의를 한 거죠. 그쪽 직원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기기 오류에 따라 보정이 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직원이 거짓말을 한 거였죠.

   
 
김소희 기자: 그 부분이 문제가 된 거군요?

원영석 부회장: 의학적으로 근거도 없고 진단기기도 아니기 때문에 환자를 더 이상 괴롭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검사로 인해 오히려 요도나 방광에 염증이 생길 수 있어 적당한 선에서 검사를 끝내고 보정을 부탁한 거죠. 그걸 삼성생명 측에서 기다린 겁니다. 수치를 비교해보니 그래프가 똑같다며, 검사를 안 해 놓고 검사 후 수술을 했다며 사기를 친 거라고 하더라고요.

양심상 환자들의 증상이 있음에도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해 여러 번 검사할 수는 없었습니다. 증상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억지로 검사를 했다거나 검사를 안 했는데 했다고 속이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환자들의 증상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요. 수술 결과도 좋았습니다.

김소희 기자: 그래서 지금 행정소송을 진행하게 된 거군요.

원영석 부회장: 광역수사대에서 하루 종일 조사도 받았고, 복지부의 실사로 행정처분도 받았습니다. 과징금을 안 내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하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수천만원의 과징금을 냈습니다.

우리는 최대한 노력해서 검사를 했지만 말도 안 되는 세부지침 때문에 범법자에 사기꾼이 된 상황입니다. 그래서 광역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은 의사 중 3분의2 정도가 모여 요실금대책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언론을 통해 요실금 검사를 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고 이 검사는 환자에게 고통과 수치심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언론사는 프랑스와 일본 등에 가서 요실금 수술을 할 때 검사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취재했고, 환자의 증상이 중요하다는 답변을 들었죠. 우리는 환자의 인권을 생각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요실금 수술 고시에 대한 헌법소원도 제기했습니다. 그 다음 과정으로 행정소송을 진행한 거고요.

김소희 기자: 헌법재판소에서는 요실금 검사를 해야 한다고 결정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원영석 부회장: 2명만이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하고 7명은 요실금 수술을 위해서 요역동학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때 문제는 헌법재판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전날 저녁에 알려줬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번역해서 제출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럴 수도 없게 갑자기 발표를 했더군요. 지금 요실금대책위에서는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하려고 준비중입니다.

김소희 기자: 행정소송 원심에서는 어땠나요?

원영석 부회장: 우리는 솔직히 이 검사가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고 기기도 엉터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고시가 있었기 때문에 고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일부 환자에서 에러가 나서 보정을 부탁했던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또, 양심적으로 증상이 없는데 수술한 경우는 없었고, 모두 증상이 있었으며 환자들은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험이 되면 50만원, 안 되면 130만원인데, 증상이 있기 때문에 양심적으로 수술을 했다면 누가 죄인인지 물었죠.

재판부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처음 세번의 소송에서는 의사들이 패소했었죠. 그 이후는 승소했고요.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기 때문에 법률적 해석이 어려웠죠.

결국 재판부는 조작했다는 것에 대해 어떤 것이 원본이고 어떤 것이 허위본인지 실사한 복지부가 판단할 수 있느냐며, 산부인과학회에 구분이 가능한지 의뢰했고 산부인과학회에서는 판단이 불가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조작했다고 말할 수 없으니, 재판부는 복지부가 의사들에게 행정처분을 하는 건 부당하다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소희 기자: 과징금은 환수 받으셨나요? 그리고 항소심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죠?

원영석 부회장: 과징금은 복지부가 항소를 했기 때문에 아직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직접 재판을 봐서 아시겠지만, 복지부는 삼성생명에 의뢰해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합니다. 제 사건의 경우 검찰 조사를 참고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원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모든 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에 더 이상 제출할 자료가 없습니다. 복지부가 시간을 끌고 있는 거죠. 재판부도 한 번 더 기회를 줄 테니 주장을 입증하지 못하면 판결에 승복하라고 할 정도니까요. 대법원까지는 가지 않고 올해 안에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소희 기자: 소송 외에 복지부에서는 별 다른 움직임이 없나요?

원영석 부회장: 현 정부가 규제개선특별위원회를 만들었는데, 그곳에 제 이름으로 요실금 수술 고시에 대해 환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현재 이와 관련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2011년에는 고시 개정을 통해 검사 결과가 120cmH2O 미만이 돼야 한다는 내용은 삭제됐더라고요.

   
 
김소희 기자: 앞으로 어떤 점을 기대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요실금대책위의 계획이 있다면 그것도 함께요.

원영석 부회장: 대책위는 1년에 두 번 정도 모여 변호사에게 그동안의 진행과정 듣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헌법소원을 준비중이고요. 규제개선위에서 심도 있게 논의중이고, 고등법원에서도 복지부 패소판결이 나면 요실금 강제검사가 없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의사들은 형사처벌, 면허정지, 행정처분 등 삼중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잘못된 고시로 인해 범법자가 된 의사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모두 불기소처분이 내려져야 합니다.

김소희 기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원영석 부회장: 의사들도 잘못된 실사로 인한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의사를 범법자 취급을 하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하나의 사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사보험사의 횡포가 더 많아질 텐데 그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손해를 보는 건 국민입니다. 환자들의 권익을 위해서 잘못된 고시는 폐지돼야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의사들이 사기꾼이 아니라는 점이 증명돼야 하고요.

김소희 기자: 긴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공판 때 뵈요.

원영석 부회장: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소희 기자  thgmldi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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